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도호부 대제(大祭)(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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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0. 8)
조우성의 미추홀 - 도호부 대제(大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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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1444년 5월5일 경기감사(京畿監司) 이선(李宣)을 불러 문책한다. "인천, 부평, 강화, 김포 등지를 순행시켰더니 파종하지 못한 토지가 3분의2 혹은 3분의1이나 되며, 기근으로 부황난 자도 있다 하옵니다."는 의정부의 보고에 따른 것이었다.
▶구실아치를 파견해 파악한 사정은 "양식이 떨어졌거나 혹은 5, 6구(口)의 가족에 단지 쌀 서너되만 있다든가 혹은 3·4구의 가족에 단지 쌀 한두되만 있다."는 심각한 것으로 그에 세종이 대로했던 것이다.
▶"인민들이 어째서 기근을 당하게 되었으며, 파종은 어째서 시기를 잃게 하여 위임(委任)한 뜻이 이와 같단 말이냐, 전일에 조치한 상황을 모두 다 말하라."고 하니 이선은 엎드려서 벌벌 떨면서 어찌할 줄을 모르고, 단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고 했다.
▶이어 세종은 "경의 말을 들으니, 경의 계획이 엉성하여 이에 이르렀다. 내가 백성들의 일에는 비록 가까운 족친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용서하지 않았으니, 만약에 한 사람이라도 굶어 죽는 일이 있으면 경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는 이 대목은 모름지기 '다스리는 자의 가장 종요로운 덕목'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그렇듯 애민(愛民)하는 임금을 어느 백성인들 따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역대 인천부사(仁川府使) 가운데는 지난 600년간인천도호부 청사 앞길을 장식한 선정비에 부끄럽지 않는 이들도 있었으나, 눈에 띄는 상당수는 경기감사 이선과 같이 자질이 부족한 주인공들이었다. 예 들어 임진왜란 때의 부사 김찬선도 그 축에 속하는 인물의 하나라 하겠다.
▶지난주 토요일 인천예총(회장 김재열)이 주관한 '인천도호부 대제'가 남구 문학동 인천도호부 청사에서 열렸다. 전통적 격식을 지켜 행하는 '큰제사'는 지역문화의 계승과 함께 역대 부사들을 추모하며 시정(施政)의 자세를 가다듬는 자리로서도 의의가 컸다고 본다.
▶그 엄중한 역사의 대오에 서 있는 송영길 시장이 초헌관으로, 이성만 시의회의장이 아헌관으로 참례해 제향하며, '시민을 살피는 맡은 바 소임'이 하늘같이 막중함을 재삼 가슴에 새겼으리라 믿는다. 오늘 우리가 쓰는 역사 또한 먼 훗날 인구에 회자될 것은 정한 이치다.
2012년 10월 0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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