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KBS 일기예보(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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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0.10)
조우성의 미추홀 - KBS 일기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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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최초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한 곳은 인천이다. 1905년1월 황실 소유였던 응봉산(현 자유공원) 정상에 측후소가 세워졌던 것이다. 비록 남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지만, 최신의 풍력계, 지동계, 백엽상, 온도계 등이 선보였고 후에 소규모 천문대도 설치됐다.
▶인천측후소는 매일 정오 시보를 발하고, 오후 3시엔 천기예보를 발표했다. 경성측후소 등 전국 12개의 측후소를 관할했으며 일본의 중앙기상대,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와도 정보를 교환했다. 인천은 기상관측의 선구지였던 것이다.
▶1945년9월 정부가 인천측후소를 국립중앙관상대로 재발족시킨 것은 당연한 조치였다. 그런데1953년 느닷없이 국립중앙관상대를 서울 서대문으로 옮겨가 버렸다. 인천은 하루아침에 지역측후소로 축소됐는데, 이는 고질병적인 중앙집중화 현상의 하나였다.
▶요즘 방송국들은 주요 뉴스시간에 일기예보를 부지런히 전하고 있지만, 그같은 역사적인 과정은 까맣게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기상관측의 태동지 인천을 예보 대상지역에서 아예 삭제시키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국내 기상발달사로 보거나 국가 단위의 인구인 287만명이 사는 대도시의 기상정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방송권력의 횡포인 것이다.
▶국가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소재한 '인천'은 표기하지 않는반면, 인구가 채 1만명도 안되는 인천의 부속섬 '백령도'를 적시하는가 하면, 정치부산물인 미완의 벌판 '세종시'를 챙기는 것은 한국방송사들의 현주소가 어디쯤인가를 말해 준다 하겠다.
▶국민의 생활편의를 위해 일기예보를 전하기보다는 경직된 관료주의에 따라 제멋대로 방송하는 행태에 상처 받을 인천시민은 아니지만, 그같은 비상식적 처사를 마냥 수수방관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필자는 이 난을 통해 '일기예보 인천홀대론'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최근 KBSTV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간판뉴스 일기예보에서 '인천'을 대전,전주, 마산, 목포, 여수와 같이 명기하기 시작한 것이 눈에 띈다. 그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는지는 지금도 짐작이 가지 않는다. 인천지역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경인방송센터'까지 설립했다는 KBS였다.
/주필
2012년 10월 1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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