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불소공약(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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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1.26)
조우성의 미추홀 - 불소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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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공약은 단 한 표라도 더 얻자는 방략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오랜 시간 다각적 연구와 고찰을 통해 생산되기보다 촉각을 다투는 선거판에서 앞뒤 안 가리고 정해지기가 일쑤다. 대표적인 예가 충청권 표를 얻으려고 내걸었던 '세종시' 공약이었다.
▶그 후 "공약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니까 끝까지 지킨다"고 포장됐다. 그래서 "우리가 세종시를 지켜냈다."는 표현이 가능해졌는지 모르나, 오늘까지도 "꼭 필요했냐?"는 질문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언젠가 남북통일이 되면 이 조그만 나라에 수도만 3개가 될 판이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도 공약의 하나였다. 적어도 '세종시'와는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될 줄 알았는데, 역시 '약속 도그마'에 갇히게 되었다. 공약 당사자인 대통령은 정작 '알고 보니까 경제성이 없었다'고 고백하며 추진 포기를 언명했지만, 사정은 영 딴판으로 흘렀다.
▶당 대표가 부인하더니, 이어 박근혜 후보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재추진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그에 질세라 문재인 후보도 덩달아 가세했다. 그 결과 '신공항 표'는 반씩 갈라 먹게 생긴 형국이 됐다. 나라 경제야 어찌됐든 10조원짜리 비경제적 적자 공항이 그 통에 하나가 더 생길 모양이다.
▶인천에서도 '공약 지키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인 '수돗물불소 투입'이 그것이다.
▶시의회 의정자문단이나 시민단체 등에 의해 누차 이의가 제기되었음에도 잊을 만하면 다시금 들고 나와 지역사회에 공연한 소모전을 부추기고 있는 양상이다. 비용이 4억원 정도 든다고 한다. 천문학적인 공사비 투여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시민적 권리인 선택권을 왜 시가 가로막고 나서서 강제로 약(藥)을 시민에게 먹이려 하냐는 것이다. 충치 예방에 좋으니 감수하라는 '강제 사고'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시는 불소를 복용하려는 개개인에게 그를 싸게 공급할 수는 있어도 충치 유무와 상관없이 다중에게 그것을 먹이려 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렇다고 권력으로써 행복을 강제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금물이다. '공양 이행'을 생각하기에 앞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숙고하기를 바란다.
/주필
2012년 11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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