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총기문화(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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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2.26)
조우성의 미추홀 - 총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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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눈'(1952년)은 서부영화 3대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인공인 보안관 윌 케인(케리 쿠퍼 분)은 마을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외롭게 악당들과 맞서 싸운다. 결투 시각은 12시. 케인은 땡볕 아래서 허리춤의 총을 뽑아 악당 밀러를 쓰러뜨린 후, 아내와 미련없이 마을을 떠난다.
▶존 포드 감독의 '역마차'(1939년)도 인상적이다. 링고 키드(존 웨인 분)는 아버지와 형을 죽인 원수를 찾고 있는 탈옥수인데 역마차가 아파치의 공격을 받자 자신을 냉대한 이들을 위해 영웅적인 활약을 한다. 그는 '서부를 평정한 장총'이라는 이름을 얻은 '윈체스터'를 솜씨 있게 쏴 사람들을 구한다.
▶조지 스티븐슨의 영화 '셰인'에 나오는 수수께끼 카우보이 '셰인'(앨런 래드 분)도 목축업자 라이커의 위협으로부터 서부 개척민 스타레트의 세 식구를 살린다. 앞서 예든 주인공들처럼 그도 명사수다. 그가 권총을 뽑아들자마자 고용된 쌍권총잡이 윌슨은 길바다에 풀썩 나자빠진다.
▶악당들을 물리친 셰인은 소년 죠이에게 "어머니에게 더 이상 이 마을엔 총이 필요 없다고 말씀드려라"고 말한 뒤 역시 마을을 떠난다. 그때 사라져 가는 셰인을 부르는 죠이의 애절한 목소리는 지금도 아련히 들리는 듯 싶다.
▶이들 세 영화에서 보듯, 총은 미국인들이 정신적 고향으로 여기는 서부(西部)를 지켜 나갔던 도구인동시에 그 힘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질서와 정의를 실현해 갔다는 미국적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이 마을엔 총이 필요 없다"는 셰인의 대사는 지금도 의미심장하게 여겨진다.
▶'미국의 총기 문화'란 책을 쓴 손영호 청주대 교수의 말처럼 "미국인들은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자신들의 총이라고 믿었고 인디언, 무법자, 야생동물을 물리치고 안정된 생활의 터전을 이루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원천적으로는 피를 부르는 도구였던 것이다.
▶어쨌거나 미국은 헌법으로써 '자기 방어 철학'을 견지하는 굳건한 '총의 나라'가 됐지만, 정의수호 정신은 어디 가고 연이은 아동 학살 참극이 벌어져 세계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그 경황에도 총 판매는 오히려 급증했다니 놀랍다. 과연 국가의 역할과 개인의 자유, 그 상관적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주필
2012년 12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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