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대선 단상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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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2.24)
조우성의 미추홀 - 대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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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직후 초중고 교실은 초만원이었다. 한 반에 60여 명에서 많을 때는 80여 명이 같이 공부했다. 키 순서대로 번호를 정했는데, 송림초등학교 6학년 때 필자는 63번이었다. 그 대표인 반장은 대개 학급 전체의 반 수 가까이 지지를 받아 뽑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박근혜 후보가 51.55%, 문재인 후보가 48.02%를 얻은 것도 학창시절에 보았던 반장 선거의 당락 분포와 비슷하다. 과거 줄곧 '야도(野都)'라 불렸던 인천의 투표 결과도 박근혜 51.58%, 문재인 48.04%로 전국 분포와 거의 같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지역색'을 졸업한 사회의 건강성 표출로 보인다. 출신지를 굳이 따지지 않고 그간 경기 출신의 최기선, 충청 출신의 안상수, 전남 출신의 송영길 시장을 선출해 왔다는 게 그 예다. 더불어 마침내 전국 최하위였던 투표율을 다소 높인 것도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반면에 주민의 80.14%(대구), 80.82%(경북), 86.25%(전북), 89.28%(전남), 91.97%(광주)가 한 후보에게 몰표를 주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인천, 서울, 경기, 대전, 세종 등 비(非) 영호남 지역의 분포에 비해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매스컴에 등장해 꼴사나운 대리전을 치렀던 세칭 '정치평론가'들이 대선 후 각종 분석을 또 내놓고 있지만, 치유책이 묘연한 영호남의 갈등, 깊어져 버린 세대 간의단절, 분노의 전운이 가시지 않은 진보와 보수의 앙금은 더욱 도드라졌다.
▶그런 가운데 사분오열에 대한 치유책을 선거 기간 내내 '대통합(大統合)'이라 했던 박근혜 당선인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 주려는 측근들의 처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천 출신의 이학재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안대희, 김성주 씨 등이 "내 역할은 끝났다"고 했다니 모처럼 보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탕평적 차원'에서는 그간 역대 정권에게 소외당해 왔던 인천의 인재 등용을 이 시점에 다시금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일차적으로 '대통령 만들기'에 동분서주했던 황우여 대표를 위시해 홍일표, 윤상현 의원과 안상수 전 시장의 거취가 궁금해진다. 정권의 핵심부와 '인천광역시'와의 징검다리가 없어 오가지 못했던 폐해만이라도 이번 정권에서는 없애자는 말이다.
/주필
2012년 12월 2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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