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인천시론]/선택 그리고 최고의 시절(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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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기일보(20.11.11)
[인천시론] 선택 그리고 최고의 시절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무엇이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없었다.” - 찰스 디킨스의「두 도시 이야기」 中
우리는 지금의 순간을 살고 있지만 지나간 시절의 과오와 기쁨을 회상하면서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으로 살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언제나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리고 선택의 문제는 괴로운 법이다.
어느덧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 동안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했다. 그 선택이 최선인지 불가피하게 내린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마스크 착용 및 국가 봉쇄 여부 등 우리의 선택에 대해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 국제기구가 회의감을 가졌지만 이제는 K-방역이라는 말로 전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여기서 선진국의 기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선진국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나라보다 정치·경제·문화 따위의 발달이 앞선 나라’지만 앞선 정도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불분명하다. 경제적 규모 및 세계경제에서의 영향력이 선진국 기준의 잣대라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선진국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 그러면 OECD 가입국인 우리나라는 선진국일까?
각계의 전문가는 경제지표로만 보면 선진국에 가깝지만, 양극화가 심화와 사회 곳곳의 대립과 반목이 많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시민의식이 낮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소위 선진국들의 대응과 시민의 태도를 볼 때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며 높은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단지 선택 속에서 발생하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반목(反目)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있을 뿐이다.
대한적십자사도 지난 115년 동안 우리나라의 성장,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인도주의 기관으로 성장했다. 최고의 시절보다는 최악의 시절을 생각했고 어리석음의 시대보다는 지혜의 시대를 갈구했다. 의심의 세기를 살았으나 믿음의 세기를 기대하면서 절망의 겨울을 넘어 희망의 봄을 국민과 함께 꿈꿨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1년간 우리가 내려 온 선택들이 여러 결과가 되어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을 생각하면서 그 선택의 결정을 올곧이 받아들이고 남은 한 해, 다가올 한 해가 최고의 시절, 믿음의 세기가 되길 기대하면서 살아보면 어떨까 한다.
PS) 필자는 ‘대한적십자사인천광역시지사회장(15대)’으로서의 임기를 마치고 적십자의 영원한 후원자로 남기로 했다. 나의 선택이 적십자 최고의 시절에 작은 보탬이 되길 기원해본다.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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