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나채훈(65회) 韓中日 삼국지/코로나 백신 확보전, 모사드를 배워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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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21. 1.15)
탈진실(脫眞實)의 시대에 지구촌을 강타한 세기적 역병이 연초를 맞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때 국내 확진자가 1천 명 선을 넘기까지 했다. 사실 이 수치는 오래전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예측했던 바다. 그들은 국내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 2021년 3월 중순에는 4천981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는데, 지난 9월 초 미국 상황에 대해서도 12월에는 하루 3천 명씩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IHME처럼 의료전문가들이 선제적으로 코로나19 진행을 국가별로 제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구촌 각국 정부가 다소 긴 호흡으로 적절한 시기에 자국의 상황에 알맞은 대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나라마다 사회문화적 차이가 커서 방역 방법도 다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과 확진자 추적 문제만 봐도 아시아 쪽과 유럽 쪽의 간격은 보통 큰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혁명적인 mRNA(전령 리보핵산) 백신의 출현은 누가 뭐래도 코로나19 팬데믹을 하루라도 일찍 종식해 정상적인 생활과 경제활동 재개를 이룰 수 있는 ‘게임 체인저’이기 때문에 확보와 접종에 있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쟁탈전(?)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초광속 작전은 이미 성공적으로 수행됐고, 이웃 일본의 경우도 지난 8월 초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억2천만 회분을 계약했고, 호주·홍콩·마카오·스위스·이스라엘 등도 선구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우디 등은 지난달 17일 접종을 시작해 접종 로드망에 따라 성공적인 방역에 돌입했다. 이런 판국에 한국 정부는 "RNA 백신은 접종 부작용이 걱정돼 계약을 안 했다"고 한가한(?) 해명을 하더니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미 FDA 승인이 없어도 국내 접종 절차를 밟겠다"고 희한한 발표를 했다. 그리고는 뒤늦게 화이자 백신 1천만 회를 3분기에 계약했으며 2분기로 앞당기는 노력을 하겠다고 해서 다소 염려를 누그러뜨렸다.
여기서 우리는 K방역의 그동안 성과와 무관하게 백신 확보전 실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방역은 의과학·경제·사회문화적 상황 등이 시시각각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 어려운 과제이고 매사에 투명한 설명과 정책으로 국민적 연대와 신뢰를 얻어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해외정보·공작 기관이다. 흔히 스파이 조직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정도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유력 일간지 ‘예루살렘포스트’ 보도에 의하면 이미 지난 10월에 모사드가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구입해 국내에 들여왔다고 했다. 모사드가 광범한 해외 정보망을 총동원해 임상실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서 어떤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큰가를 미리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쓸 만한 백신을 확보해 우선 국내로 들여왔다는 것이며, 전 세계 제약사들의 동정과 백신 개발 상황을 손금 들여다 보듯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모사드가 연초부터 5월까지 방역에 필요한 마스크, 개인보호장구, 검사키트, 인공호흡기 등을 해외에서 확보해 자국으로 반입함으로써 벤야민 네타냐휴 총리가 모사드의 요시 코헨 국장에게 감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전통 명절인 하누카(12월 10~18일)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20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을 속히 구해서 국민을 구하겠다는 모사드의 의지와 집념, 노력의 결실은 좋은 사례로 꼽힌다.
우리 정부가 구매 확정돼 2~3월에 접종이 가능하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착한 가격(3천300~4천500원)에 냉장 보관 등 장점이 크지만 임상시험 도중 접종자 등에서 횡단성 척수염이 발생했고, 국가별로 백신 용량과 두 번째 접종 시기 등이 달라 미국 FDASMS 3상 시험이 종결된 이후에야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려스러운 대목이긴 하다. 이제 정부는 백신 확보전에서 잃어버린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백신 확보와 접종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담은 기획안을 서둘러 만들어 성공적인 K방역 완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늦지는 않았다.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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