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나채훈(65회) 韓中日 삼국지/‘스마트 자동차’의 삼국지 시대에 낙관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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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21. 4.30)
‘스마트 자동차’의 삼국지 시대에 낙관은?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역사소설가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
세계 자동차산업의 지각 변동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동북아에서도 큰 변화가 예고됐다.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자동차’의 한·중·일 삼국 경쟁이 곧 펼쳐질 것이란 사실이다. 지금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선두주자는 단연 일본의 도요타였고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추격 중이었다면 중국의 경우는 한참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BAT(중국의 3대 기업, 바우두·알리바바·텐센트를 말함)’가 본격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로봇청소기를 만들던 기업에서부터 전자업체, 인터넷 서비스 회사, 택시 운영사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군웅할거처럼 스마트 자동차 제조 및 부품회사들이 출현한 것. 중국자동차연구원의 저우리쥔 수석연구원은 "이처럼 뛰어드는 것은 무엇보다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며 주가도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3~5년 안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가 거리를 누빌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그는 전제를 걸었다. 도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실현되기 어렵다고. 아무튼 중국 기업들은 야심만만하다. 전자업체 샤오미는 지난달 100억 위안(1조7천억 원)을 초기 투자비용으로 책정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11조2천억 원 이상을 쏟아부어 "미래 자동차에 샤오미 스마트 생태계 제품을 모두 탑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면서 "지구상에 있는 어떤 자동차 제조사가 다른 기업의 제품을 자사 제품에 사용하려 하겠느냐?"며 자동차 제조에도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중·미 갈등 와중에 있는 화웨이도 나섰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율주행 기술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손사래를 치던 그들도 이제는 공공연하게 나서고 있다. 루허우쿤 화웨이 회장은 작년도 회계보고회 석상에서 "향후 우리 기업의 정체성은 스마트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로서 우뚝 서는 것이며 차량 네트워크·스마트 좌석·스마트 파워 시스템 등을 생산해 더욱 안전하면서 쾌적하고 편리하게 이용자를 목적지까지 운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제품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란 부언도 했다. 일본 도요타나 한국 현대자동차 역시 이미 과학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손잡고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의 이런 변화는 동북아 삼국에서의 스마트 자동차 경쟁이 가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술 개발은 물론 기상천외한 스마트 자동차 출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등장한다.
전자업계에서는 "마치 스마트폰이 등장할 당시 현상과도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제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오락이나 게임을 즐기는 여유를 갖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전통적인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시점이 됐다. 자동차산업의 신기원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이고 과학기술 업체도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며 한편으로는 절호의 기회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 치고 나갈 수밖에 없다"는 관계자의 말처럼 동북아 삼국의 미래 자동차 시장은 한마디로 예측불허의 경쟁과 개발시대로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동북아 삼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미·중의 정치·경제·군사적 갈등에 휩싸인 국제정치적 긴장 비용이 어느 때보다 커진 판세에 놓여 있다.
한국은 국내적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 미래 불안, 기후위기, 미세먼지, 방사능 재앙 등으로 거시적 비관이 팽배하고,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입은 피해와 해외 관중 없이 치른다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이 올 것이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중국도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갈등은 물론 이 지역의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가 간단치 않다. 남중국해에 매장된 석유 추정 매장량은 280억 배럴, 천연가스는 수백 조 피트다. 중국·타이완·베트남은 스프래틀리 군도 전체를 자기 것이라 우기고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는 일부 권리를 주장한다. 한마디로 전쟁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예측불허의 미래에 미시적 낙관은 사치일까?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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