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경호(67회) 전 총동창회장/[매경춘추] 목조 건축(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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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매일경제(21. 4.12)
[매경춘추] 목조 건축
[이경호 KBCSD 회장·영림목재(주) 회장]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지난해 7월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하계올림픽을 금년 7월에 개최한다. 그런데 당초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설계안이 전면 백지화된 바 있다. 둥근 유리철골 건물이었는데 과대한 공사비와 햇빛 반사 등 문제로 설계안을 재공모한 결과, 쿠마 켄고의 '나무와 녹색의 스타디움' 안이 최종 선정됐다.
쿠마 켄고는 전후 일본의 4세대 건축가 그룹을 대표하는 지한파 건축가로 "한국 건축의 디테일이 제 건축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신국립경기장은 목재로 건설하기 때문에 오래가는 건축이 될 수 있고 콘크리트와 달리 목재는 부분 단위로 교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 기후변화 대책을 찾아보면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태클을(Tackling Climate Change)'이라는 타이틀이 많이 나오고 캐나다에는 '기후변화와의 전투 대책(Plan to fight Climate Change)'도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공통적으로 제시된 대안은 무엇일까? 나무를 키워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그 나무를 지속적으로 생산·이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나무에 많이 저장한다. 또 건축자재나 에너지원을 재생 가능 자원인 나무로 대체함으로써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화석에너지 사용을 감축시켜 기후변화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무는 지구상에 유일한 탄소 흡수원이고 목재제품은 탄소은행이며 오래 사용할수록 탄소를 저장하는 기간이 길어져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건강한 숲 경영,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목조건축을 늘려야 한다.
다행히도 최근 목조건축에 관한 규정이 업계 의견 반영으로 일부 개선됐다. 대표적인 것이 첫째, '높이 제한 폐지'이며 둘째, '구조용집성재 2시간 표준 내화 인정'이다. 현재 공공건축으로 건립된 목조건축물로는 영주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약용자원연구소의 기둥과 보 모두 국산 낙엽송을 사용해 지은 5층 '한그린 목조관'과 4층 '연구부 종합연구동' 등이 있고, 대전 산림복지진흥원 종합교육센터를 7층으로 설계하고 있다.
세계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50년까지 모든 건물이 탄소 배출량이 없는 넷제로(net-zero)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핀란드, 스위스 등이 목조건축 장려정책 채택을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다.
윈스턴 처칠은 "사람은 건물을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건물이 우리를 만들어 간다"고 말했다. 인간에게 건축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말해주고 있으며, 이제 우리 삶에서 목재 사용의 필요성을 뒤돌아보게 한다.
입력202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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