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기고] /세상이 왜 이래?(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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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21. 8. 6)
세상이 왜 이래?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요즘 국내외를 막론하고 너무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두렵고, 무서운 세상이 된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어렵게 되었고,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재난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면서 답답하고, 지쳐가고, 고통스럽다. 사람들이 “세상이 왜 이래?” “하느님은 없는 거야?” 하면서 체념과 불평과 한탄을 한다. 얼마 전에 한 유명가수가 부른 노래에서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모르겠다'고 한 가사 말이 마음에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소크라테스가 처음 한 말로 알고 있지만, 이 말은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격언으로 아폴로 신전의 기둥에 새겨진 말이다. 이 말의 원뜻은 '너 자신을 잘 배려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자신을 잘 배려해야 남도 잘 배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배려(配慮)의 뜻이 '나눌 배'와 '생각할 려'자로 '여러모로 자상하게 마음을 나누어 생각하고 염려해 줌'으로 되어있다. 요즘같이 어렵고, 힘들고, 험난한 세상에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얼마 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유엔무역개발회의 설립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70여년 만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은 더 할 수 없이 기쁜 일이다. 그동안 많은 지도자와 온 국민들의 열정과 피나는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과연 우리 스스로 선진 국민으로서의 자질과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은 국민소득만 높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선진화, 국민의식의 선진화, 문화예술의 선진화, 공권력의 선진화 등이 함께 되어야 한다. 편법과 억지가 통하지 않고, 말 그대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게 되어야 하고, 법 집행이 공정하고, 공권력이 존중되어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해야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나만 옳고 남은 틀리다고 하고,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끌만 보면서 모든 것이 네 탓이라고 하는 '내로남불'이 없어져야 한다.
2022년은 우리나라 정치사의 중요한 해이다. 2022년 3월 9일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일이고, 6월1일은 지방선거일이다. 벌써부터 온 나라가 시끄럽고, 자기만 옳다 하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비판하면서 모두가 네 탓이라며 내로남불이 만연하다. 국민을 위한 정책 제시나 비전도 없이, 자신의 인격에 대해서는 후덕하면서도 상대방의 인격을 모독하고, 비방하고, 끌어내리고, 헐뜯는 데만 열을 올리면서 흠집 내기 경쟁을 하는 것 같다.
선거 때만 되면 진흙탕이 되어버리는 우리나라의 선거문화가 변하지 않는 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의 선진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총선, 대선이 초등학교 회장선거만도 못하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식이나 문화예술은 이제 선진국의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케이 팝 가수들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고,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어 외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하면 인정을 받는다. 국민의식 수준도 유럽에 못지않게 높아졌다.
외국에 여행을 가면 가이드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소매치기를 조심하고, 소지품을 잘 관리하고, 밤에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 어느 조사에 의하면 지하철에 소지품을 놓고 내리면 분실물센터에 가져다주고, 식당에 핸드폰을 놓아도 가져가지 않고, 식사하다 핸드폰을 받기 위해 식당을 나가도 주인이 제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가 어느 외국보다 국민의식이나 치안은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정치의 선진화가 되어서 테스 형에게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위정자들과 고위공직자들이 선진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본다.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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