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나채훈(65회) 韓中日 삼국지/‘친중국’·‘친타이완’ 갈등, 우리의 선택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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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21.12. 9)
‘친중국’·‘친타이완’ 갈등, 우리의 선택은?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장/역사소설가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장
미국이 동맹 강화를 통해 대중국 포위망을 견고히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과 타이완 문제가 상징적인 신호이다.
중국은 좁아지는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러시아와 군사협력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한반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의 경우 얼마 전 차이나타운에서 있었던 청천백일기 등장에 대해 중국 유학생들이 보였던 적대감 역시 작은 일이었으나 ‘친중국’과 ‘친타이완’의 의미를 곱* 어 보는 계기로 삼을 만한 터에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서 벌어진 친중·친타이완 갈등은 타산지석으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사건의 발단은 그동안 수교관계를 유지해 왔던 타이완과 단교하고 친중 행보를 보이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자 총리는 중국과의 밀착을 견제하려는 외국 세력의 개입이라고 일축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된 것이다. 시위가 멈추지 않으면서 솔로몬제도 수도인 호니아라에 있는 차이나타운의 한 마트에서 3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시신을 발견한 경비원이 "시신이 몹시 심하게 불에 타서 중국인인지 현지인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성난 시위대는 차이나타운의 경찰서와 고등학교 등 건물 여러 채에 불을 질러 전소케 하고 상점을 약탈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시위를 주도한 말레이터 섬 주민들이 친중 정책에 반기를 든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미국·타이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던 까닭도 있지만, 타이완과 단교한 후 미국이 약 300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약속하면서 은근히 중국 견제의 신호를 울린 것이다.
소가비레 총리는 이를 두고 외국 세력의 개입이라고 하며 통금령을 선포하고 이웃 국가에 군 병력 지원을 요청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대응했다. ‘친중국’·‘친타이완’을 둘러싼 솔로몬제도의 갈등과 사회적 분열은 이미 군경을 파견한 호주나 파푸아뉴기니 등에도 파급되는 등 영향이 간단치 않다.
심지어 최근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돼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Omicron)’을 두고도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을 배려한 작명이 아니냐는 등 엉뚱한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
오미크론은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새 변이 바이러스에 그리스 알파벳으로 이름을 붙여 왔었다. 12번째 글자인 뮤 변이까지 나온 만큼 이번에 새로 발견된 변이의 이름에는 13번제 글자인 뉴(Nu)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Nu’가 영어로 ‘새로운’을 뜻하는 ‘뉴(New)’와 쉽게 혼동되고, 14번째 글자 크시(Xi)도 시진핑(Xi-Jinping)주석을 떠올리게 하자 15번째 글자로 건너뛰어 오미크론으로 했다는 주장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중국 국가주석 성을 쓰기는 뭐하고 자칫 오해의 소지까지 있었으므로 건너뛴 것이 무난했다는 평이 대부분이지만 친타이완 쪽 인사들은 이를 걸고 넘어져 반중 효과를 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세계는 지금 소소한 문제까지 친중이냐 친타이완이냐를 두고 다툰다. 마치 적의 적은 친구이고, 적의 친구 역시 적이라는 논리다.
영국이나 호주의 경우 미국과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결성했으니 그렇다 치고 캐나다와 뉴질랜드 역시 영미권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아이즈(Five Eyes) 멤버이니 반중 전선에 나섰다고 하겠으나 유럽연합 의회가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통과시키면서 이 대오에 가담한 건 심상치 않은 일이다.
독일의 유화적 대중정책을 이끈 메르켈 총리가 퇴임하고 새로 등장한 연립정부가 연정 합의문에서 신장과 홍콩 등지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국제기구에서 친타이완 성향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성명까지 낸 것도 동맹의 옹호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중 갈등 속에 친중·친타이완 노선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동맹과 적대적 분위기 고조가 우리의 관심 밖일 수는 결코 없다는 점이다.
20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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