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젓가락기술이 낳은 ''선진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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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기술이 낳은 ''선진과학'' | ||
[세계일보 2005-06-02 21:18] | ||
인간배아 복제가 쇠젓가락 사용 덕분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꽤 뿌듯해하는 것 같다. 우리 고유의 쇠젓가락이 그런 훌륭한 세계적 결과를 내놓았다는 것이 자랑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쇠젓가락을 통해서 연마된 손재주로 세계적인 과학적 성과를 냈다고 말하는 것이 불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노벨상감의 과학 연구가 고작 쇠젓가락을 잘 다루는 가운데 생긴 기술 덕분이라고 과소평가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황우석 교수는 어떤 인터뷰에서 순수한 과학자로 남고 싶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은 젓가락 사용기술과 순수과학이 어떤 연관이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젓가락질은 기술이다. 과학과는 거리가 한참 떨어진 행위이다. 그런데 한국 최고의 과학자로 선정된 황우석 교수의 팀이 그 기술에 힘입어 인간 난자를 뚫고 배아복제에 성공했다면 이들은 순수과학이 아니라 아주 정교한 기술적인 행위를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 복제 연구는 아인슈타인, 뉴턴, 하이젠베르크 같은 과학자들이 했던 것과 같은 자연을 관통하는 법칙의 탐구가 아니다. 이 연구는 미세한 존재를 다룰 줄 아는 정교한 기술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연구의 중요한 부분은 난자에서 핵을 뽑아내고, 체세포의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에 집어넣고, 성장이 시작되도록 시간을 맞추어서 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 일은 미세한 주사바늘을 능숙하게 다루어야만 가능하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연구가 어떤 커다란 이론을 알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과학적 발견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인간배아 복제를 과학으로 보는 것이 맞을까, 기술로 보는 것이 맞을까. 우리는 종종 과학과 기술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공학자나 과학자를 모두 과학자라고 부르지만, 과학과 기술을 굳이 분리해서 접근하면 인간배아 복제는 기술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 과학이란 자연 속에서 작동하는 법칙이나 이론을 찾아내고자 하는 행위이고, 기술이란 인간에게 유용하거나 어쩌면 해를 끼칠 수도 있는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 행위라고 본다면 더욱 그렇다. 복제배아를 만들고 줄기세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모두 병을 고칠 수 있는 유용한 것을 찾는 행위가 아닌가. 이렇게 따지면 한국 최고의 과학자로 선정되고 순수한 과학자로 남겠다는 말은 뭔가 맞지 않는 것 같다. 한국 최고의 공학자 또는 기술자가 더 어울릴 것 같기 때문이다. 과학과 기술을 완전히 분리해서 둘을 서로 다른 활동으로 보면 그럴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과학과 기술은 분리될 수 없는 성격의 것이 되었다. 과학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물리학자나 화학자들도 인간에게 유용한 것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어느 물리학자가 탄소나노튜브를 제작했을 때 그가 세상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탄소나노튜브의 잠재적 정보 집적 능력, 정보 처리 능력 때문이다. 각종 유용한 제품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물리학자는 과학 연구도 수행했고 기술적인 성과물도 만들어 낸 셈이다. 이렇게 현대의 과학과 기술은 분리가 불가능하다. 황우석 교수가 최고 과학자로 선정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과학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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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문님의 댓글
쇠젓가락 사용을 하려면 결국 손가락을 이용.. 결국 손에는 폐,대장,심포,삼초,심장,소장 경락이 흐르는 곳인데, 현대 의학이나 과학에서는 무형의 장기인 심포,삼초를 부정하니.. 옛날 손으로 새끼꼬는.. 베틀..등등이 ... 현재는 그나마 젓가락이 두뇌발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