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캐디가 뽑은 불량 에티켓]‘못하면 캐디탓’ 꼴불견 골퍼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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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레스는 한 발 가까이서.’
레슨 프로의 어드바이스가 아니다.
모 연습장 화장실 소변기 벽에 붙어 있는 사인보드다.
골프가 매너 스포츠라는 것 쯤은 요즘은 비골퍼도 익히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퍼들은 그 상식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앞의 문구가 등장했겠는가.
캐디들 사이에서 매너 좋은 골퍼와 그렇지 않은 골퍼를 일컬어 각각 ‘짱’과 ‘진상’이라고 부른다.
수도권 골프장 캐디들을 상대로한 인터뷰 조사 결과를 보면 양자의 차이는 결코 크지 않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진상’을 떠는 골퍼가 아니면 모두가 매너 좋은 ‘짱’ 골퍼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캐디들이 말하는 골퍼 본인도 피곤하고 남들도 짜증나게 하는 골퍼는
과연 어떤 골퍼일까.
2005년에는 모든 골퍼들이 이 범주에 속하지 않길 바라면서 ‘꼴불견 골퍼’ 유형을 소개한다.
■후천성 거리 결핍증형
즐거운 라운드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의도대로 샷이 되면 좋고 설사 그렇지 않아 트러블에 빠지더라도
그 나름대로 즐기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골퍼가 프로골퍼 이상의 수행결과를 기대하며 플레이를 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본다.
그 중에서도 샷마다 습관적으로 캐디에게 거리를 묻는 골퍼,
특히 거리 표시목을 바로 옆에 두고서 거리가 얼마냐고 묻는 골퍼에 대해 캐디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잘되면 내탓, 못되면 조상탓형
만약 자신이 의도한대로 모든 결과를 얻으려고 한다면
그런 사람은 골프보다는 수영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거리를 묻는다거나 퍼팅라인을 캐디에게 물은 후
그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버럭 화를 내는 골퍼는
건전한 골프문화를 해치는 ‘퇴치 1호’ 골퍼임에 틀림없다.
■현장 리포터형
매너 좋은 골퍼는 필드에 나올 때 휴대폰을 절대 가지고 나오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많은 골퍼들이 라운드를 나온 것인지 업무를 보러 나온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라운드 중 휴대폰 사용을 많이 하는데
이는 동반자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반드시 사라져야 할 ‘필드 공해’다.
■백주의 치한형
골프장에서 골퍼들이 하는 소위 ‘와이담’은 라운드의 조미료적 요소로서
아주 오래 전부터 일반적 현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정도가 지나치면 일종의 ‘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심한 경우는 자신이 늘어 놓은 이야기를 듣고서
캐디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를 즐기는 사례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5시간가량을 동반해야 하는 캐디들의 심정은 과연 어떠할까.
■골퍼가 아닌 갬블러형
라운드의 묘미를 위해 약간의 내기를 하는 것은 골퍼들에게 있어서 불문율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과유불급.
거의 도박성 골프를 하는 경우가 캐디들에 의해 심심찮게 전해지고 있는데
이 때는 분위기가 너무 살벌해 5시간이 50년처럼 느껴진다고 응답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돈을 잃은 골퍼는 자신의 화를 캐디를 상대로 대부분 푸는데
심한 욕설과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발언이 다반사라는 게 이들의 전언.
■정비공형
‘닦고, 조이고, 기름 칠하자.’
너무나도 인터벌이 길어 진행에 지장을 초래한 골퍼를 두고서 하는 말이다.
철저한 준비도 좋지만 동반자들의 플레이 리듬에 영향을 미치면서까지
그런한 루틴을 고집하는 골퍼는 머지 않은 시기에 고립무원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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