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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뒷모습
‘혼다’는 일본에서 2위를 달리는 자동차 업체다. 일본 경제가 오랜 불황으로 흔들릴 때 서점에는 혼다의 경영법을 다룬 책이 주를 이루었다.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일본인들의 존경을 받는 까닭은 그의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본받고 싶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퇴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혼다 소이치로는 어엿한 사장이었지만 때로는 기술자처럼 기름투성이가 되어 오토바이와 자동차 생산에 온 정성을 쏟곤 했다. <! br>어느 날, 자동차 엔진을 개발하면서 젊은 엔지니어와 의견 마찰을 빚었다. 엔진을 공기로 식히는 공랭식이 많던 자동차 시장에서 젊은 엔지니어는 수랭식(水冷式)을 만들자고 주장한 것이다. 소이치로가 개발 경쟁에서 이기면 혼다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자 젊은 엔지니어가 말했다.
“사장님, 저는 성능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엔진을 연구하는 게 아닐, 지구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저공해 엔진을 연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엔지니어와의 대화 후 소이치로는 오랫동안 사업을 함께한 파트너 후지사와와 퇴임을 결정했다. 어느 날, 소이치로가 후지사와에게 말했다.
“그저 그런 정도로군. 이쯤에서 괜찮겠지?”
“그렇게 하지요.”
소이치로가 “행복했어”라고 말하자 후지사와는 “저도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괜찮은 인생이었어.”
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이치로는 평소 ‘회사는 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소신대로 회사를 떠났다. 그의 나이 65! 세 때였다. 이후 자녀뿐만 아니라 친척도 혼다에 입사시키지 않았고, 그 전통은 지금도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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