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이연옥
빗줄기 처럼 쏟아지는 눈발
비스듬히 타고 오르면
아득한 저 먼 곳, 투명한 곳에 그녀가 살고 있다.
정갈한 그녀, 가끔 특유의 웃음으로 나를 불러 일으키곤
아무도 모르게 시치미 떼고 있다.
그녀가 손을 내밀어야 갈 수 있는 그 곳은구름꽃이 만발하다.
투명한 집에서만 볼 수 있는 구름꽃 놀이는
누구나 꿈으로 끝나기 쉽상이지만
끊어오르는 열정이 뒤엉킨 잡념 딛고 일어서면
그녀가 내미는 부드러운 손끝이 있어그 집에 오를 수 있다.
현실이라는 짐을 벗어버려야만 오르는 그 길은
출렁이는 설레임으로 발을 헛디딜 수 있지만
옛날 꿈꾸던 지성 풀풀 넘쳐흐르는 그녀의 함초롬한 웃음에
나의 거칠은 모든 것들이 훌훌 녹아내려
꿈 속에 들 듯, 그 집에 다다를 수 있다.
사붓한 걸음,
방울방울 미소를 터트리며
미소 밖에 없는 그녀와 구름꽃밭으로 구름 떠가듯 나들이 간다.
눈이 내린다.
빗발처럼 쏟아지는 눈 속에 서면
아득한 그녀의 집이 더 투명하게 보인다.
눈발을 타고도갈 수 있을 것 같은 그 투명한 집.
눈이 내리면 환하게보인다.
미소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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