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원규(65회)의 인천설화(6)--부평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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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성 공해루에 걸렸던 한시 ‘부평팔경’
계양산 경명현에 중심성을 쌓은 부평부사 박희방은 축성이 끝난 뒤 성문 누각 공해루에 「부평팔경(富平八景)」이라는 사언고시(四言古詩)의 한시를 써서 걸었다. 이것이 박부사의 자작시인 것은 짐작할 수 있으나 8개소를 부평 관내 최고의 절승이라고 한 것이 그의 생각인지, 당시에 일반화된 인식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로부터 비롯되어 인천과 부평 사람들은 물론 부평 관아에 오는 묵객 시인들은 부평팔경을 즐겨 찾았다. 원문을 해석하면 이렇다.
桂陽孤鐘(계양고종) 계양산의 외로운 종이라는 뜻이다. 계양산 중심성 공해루에 걸렸던 종을 말한다.
蘭浦歸帆(난포귀범) 경서동 난지도 포구에 돌아오는 돛단배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大橋漁火(대교어화) 한다리에서 밤에 고기잡이하는 불빛을 말한다. 한다리는 계양구에 있다.
景明落照(경명낙조) 경명현에 지는 해라는 뜻으로 계양산의 유명한 경명현, 일명 징맹 이 고개로 지는 저녁해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溫洞瀑布(온동폭포) 온수동의 쏟아지는 폭포를 표현했다. 부천의 온수가 옛날에는 부평 관내였다.
古城牧笛(고성목적) 옛 성에서 부는 목동의 피리 소리라는 표현으로 계양산 고성의 정 취를 담았다.
遠積暮雨(원적모우) 원적산에 내리는 저녁비를 표현했다. 원적산은 서구와 인접해 부평 구 일부에 자리잡고 있다.
西川院沙(서천원사) 서쪽 시내에 쌓인 모래라는 표현으로 아마도 서곶 빈정천의 모래밭 정경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계양팔경」이라는 제목을 가진 정지석(鄭芝錫)의 시가 있다. 이 시도 8구의 사언고시 형태로 되어 있는데 원로들 일부가 박희방의 「부평팔경」 시와 혼동하거나 두 사람의 시를 뒤섞어 기억하고 있어 자료를 찾아 옮겨 본다. 그리고 부평향교를 지낸 정영근(鄭英根)의 「서곶팔경(西串八景)」이라는 시가 있어 그것도 옮겨 싣는다. 두 지역은 지난날 부평 문화권에 속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桂陽八景(계양팔경)
虛庵冷井(허암냉정) 검암동 허암산에 있는 찬 우물
雷岩宿雲(뇌암숙운) 벼락바위에 머무는 구름
蘭浦靈葉(난포영엽) 난지도의 신비한 난지초 잎
桂山懸瀑(계산현폭) 계양산 절벽에 내걸린 폭포
尾島落照(미도낙조) 서해의 꼬리섬에 지는 해
鷹峯朝輝(응봉조휘) 매봉재의 빛나는 아침빛
琢玉成文(탁옥성문) 탁옥봉에서 수도하여 문장을 이룸
天馬皇瑞(천마황서) 천마산의 상서스러운 기운
西串八景(서곶팔경)
桂陽輪月(계양윤월) 계양산에 떠오른 둥근 달
虎島落照(호도낙조) 범섬으로 떨어지는 저녁 낙조
銀波沈月(은파침월) 서해 만조의 파도 위에 잠긴 달
蘭浦歸帆(난포귀범) 난지도 포구에 돌아오는 돛단배
北川細柳(북천세류) 북쪽 냇가에 늘어진 수양버들
西湖垂釣(서호수조) 서쪽 호수에서 낚시하는 모습
虛岩古跡(허암고적) 검암동 허암산에 남은 옛 모습
黑岩龜形(흑암구형) 검암동의 거북 모습의 검은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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