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부부애
작성자 : 김연욱
작성일 : 2007.11.04 13:47
조회수 : 1,092
본문
지난 봄, 모처럼 온 식구가
온천장에 갔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
각자 들어가기 전
정확히 몇 시에
대기실에서 다시 모이기로
약속했다.
얼마 뒤 나는
형과 매형 그리고 아버지와
약속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여탕에 들어간 식구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기실에는 사람이 많아
우리가 앉을 자리조차 없었다.
약속 시간을 넘긴 지 오래,
슬슬 짜증이 날 때쯤
형수와 누나
그리고 아이들이 보였다.
어머니는 어디 가셨냐고 묻자
형수가 대답하기를
어머니는 좀 더 탕에 있다가
나오겠다고 말씀하셨단다.
시간이 갈수록 식구들은
기다림에 지쳐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아버지는
오히려 섭섭한 듯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셨다.
"몸도 약한데 뜨거운 탕에서
오래 있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옆에 같이 좀 있다 나오지
어찌 어머니 혼자 남겨 두고
나왔을꼬."
그 말씀을 듣고
늦게 나오시는 어머니를
원망한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던지
어머니께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하는 아버지를 보며
평소에는
무뚝뚝하게 행동하셨지만
누구보다 더 어머니를
생각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한참이 지나
목욕탕 온기에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어머니가 나오셨다.
식구들은
기다리는 거 뻔히 알면서
이제야 나오시냐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때 난 보았다.
안도하는 아버지의 미소를---.
나란히 걸어가시는
부모님의 뒷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았다.
나도 언젠가는
우리 부모님을 닮은
잔잔한 호수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어깨를 나란히 하시고
걸어가시는 두 분의 모습이--!!
머지 않은 날
곧 나와 내 아내의 모습인양---.
==좋은 생각 중에서==
온천장에 갔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
각자 들어가기 전
정확히 몇 시에
대기실에서 다시 모이기로
약속했다.
얼마 뒤 나는
형과 매형 그리고 아버지와
약속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여탕에 들어간 식구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기실에는 사람이 많아
우리가 앉을 자리조차 없었다.
약속 시간을 넘긴 지 오래,
슬슬 짜증이 날 때쯤
형수와 누나
그리고 아이들이 보였다.
어머니는 어디 가셨냐고 묻자
형수가 대답하기를
어머니는 좀 더 탕에 있다가
나오겠다고 말씀하셨단다.
시간이 갈수록 식구들은
기다림에 지쳐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아버지는
오히려 섭섭한 듯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셨다.
"몸도 약한데 뜨거운 탕에서
오래 있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옆에 같이 좀 있다 나오지
어찌 어머니 혼자 남겨 두고
나왔을꼬."
그 말씀을 듣고
늦게 나오시는 어머니를
원망한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던지
어머니께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하는 아버지를 보며
평소에는
무뚝뚝하게 행동하셨지만
누구보다 더 어머니를
생각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한참이 지나
목욕탕 온기에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어머니가 나오셨다.
식구들은
기다리는 거 뻔히 알면서
이제야 나오시냐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때 난 보았다.
안도하는 아버지의 미소를---.
나란히 걸어가시는
부모님의 뒷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았다.
나도 언젠가는
우리 부모님을 닮은
잔잔한 호수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어깨를 나란히 하시고
걸어가시는 두 분의 모습이--!!
머지 않은 날
곧 나와 내 아내의 모습인양---.
==좋은 생각 중에서==
댓글목록 0
劉載峻 67님의 댓글
진정으로 아름다운 어르신 내외의 모습을 그린 참신한 글 게재 감사 합니다
차안수님의 댓글
아름다운 노부부의 모습입니다. 무척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