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성의 집안은 대대로 내려온 부자로
그의 아버지는 생전에
헐벗고 굶주린 이들을 많이 도왔다.
어느 날 부모가 세상을 떠나자 최 순성은
집안 사람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의 재산은 모두
선친이 근면 노력하여 얻어진 것일세.
이 많은 재산을 나를 위해서만 쓴다면
천벌을 받을 걸세.
그러니 1년간 가족 생활비와
빈객 접대비를 제한 그 나머지 돈을
"금인전(急人錢)"이라 하여
처지가 딱한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하네."

최 순성은 돈이 없어 혼사를 못 치른
총각이나 처녀를 도와주고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관을 사 주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급인전을
아낌없이 베풀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버지의 친구인 임두가
며칠씩 굷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최 순성은 임두 집으로
매달 양식을 보내 주었으나
임두는 친구의 자식에게까지
신세 지는 것이 미안해
방문을 걸어 잠그고
굶어 죽을 작정이었다.
최 순성은 그 소식을 듣고
한 달음에 달려가
문 밖에서 임두 부부를 설득했다.

"예로부터 훌륭한 군자 중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선생은 어찌하여
 목숨을 끊으려 하십니까?
 제가 살던 시대에
 어진 선비가 굶어 죽었다면
 세상 사람들은 저를 향해
 손가락질할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밖으로 나오십시오."

그의 간곡한 말에 임두 부부는
마침내 눈물을 흘리며 밖으로 나왔다.
훗날 최 순성의 아들인 최 진관도
급인전을 만들었는데
흉년이 들면 산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보다가
밥 짓는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이 있으면
남몰래 곡식을 전해 주었다고 전한다.

  ==좋은 생각 중에서==

온갖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자기 배만 채우려는
오늘날의 부자와(??) 비교할 때
우리 선조님들 중에는
이렇게 귀한 부자들도 있었네요.
진정한 부자는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