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도착하지 않은 고향의 봄 소식(!!!)
작성자 : 김연욱
작성일 : 2008.06.26 04:09
조회수 : 1,261
본문
생전 가야
전화 한 통 하는 법 없던 아버지.
느닷없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서는
돈 좀 부쳐 달란다.
처음 듣는 말이다.
주려 죽음진들 자식 앞에서
없는 내색,
아픈 내색 없던 아버지였다.
"얼마나요?"
"니 헹펜껏 부쳐라"
치매에 걸려서도
자식 형편이 마음에걸려
달라는 말도 못하는 아버지다.
어머니가 알면
뺏길 것이 분명해서
아버지 친구에게 맡겨 놓고
조금씩 갖다 쓰라는 말을
몇 번이나 일렀다.
바로 다음 날
이번에는 어머니 전화였다.
"니가 아부지한테 돈 디렸냐?"
왠 돈이 이천 원 빠지는
십만원이나 있어야,"
기껏 맡겨 놓고 쓰시랬더니
십만원 냉큼 가져가서는
담배 한 갑 사 피우시고
어머니에게 걸린 것이다.
"돈만 있으면
술 잡숫고 담배 태웅 게
돈 디리지 말라고
내동 일르다야
술만 잡수면
헛짓을 더 하신단 말이다."
치매 걸린 아버지는
날이 갈수록 고집만 늘어
어머니 말씀을 듣지 않는다.
그럴수록
"얼렁 가셨으면 싶다가도
평생 고생만 헌 것이 짠혀서
워쩌코롬 해서라도 하루라도
더 밝은 정신으로 살게 하고 싶다"는
어머니의 잔소리만 는다.
전화를 끊고서야 깨닫는다.
해마다 봄 소식은
고향으로부터 왔다.
벗꽃이 피기 전에
고향 뒷 산의 두릅이 먼저 왔고
곧이어 한가꾸, 머우대, 쑥과 달래,
냉이가 도착했으며
불암산 정상까지 봄빛에 잠기면
쑥부쟁이와 불미나리가
등허리에 땀이 돋기 시작하면
죽순이 도착했다.
라면 상자를 가득 채운
죽순과 함께
봄은 저물어 갔다.
올 봄.
여느 때처럼 벗꽃이 흩날리는데
어쩐지 허전했다.
고향의 봄 소식이
도착하지 않은 탓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치매 걸린 아버지가
봄 나물을 챙겨 보내 주셨지만
이제 봄 나물마저
까맣게 잊었으리라.
누가 먹는다고
그렇게 많이 보내냐고
타박했던 봄 나물이 그립다.
오지 않는 날이 있을 줄 알았으면
감사히 먹을 걸---!!
라면 상자에 담겨 오던
향긋한 봄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부모님은 몇 번이나 더
봄을 볼 수 있을까?
== 좋은 생각 중에서==
전화 한 통 하는 법 없던 아버지.
느닷없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서는
돈 좀 부쳐 달란다.
처음 듣는 말이다.
주려 죽음진들 자식 앞에서
없는 내색,
아픈 내색 없던 아버지였다.
"얼마나요?"
"니 헹펜껏 부쳐라"
치매에 걸려서도
자식 형편이 마음에걸려
달라는 말도 못하는 아버지다.
어머니가 알면
뺏길 것이 분명해서
아버지 친구에게 맡겨 놓고
조금씩 갖다 쓰라는 말을
몇 번이나 일렀다.
바로 다음 날
이번에는 어머니 전화였다.
"니가 아부지한테 돈 디렸냐?"
왠 돈이 이천 원 빠지는
십만원이나 있어야,"
기껏 맡겨 놓고 쓰시랬더니
십만원 냉큼 가져가서는
담배 한 갑 사 피우시고
어머니에게 걸린 것이다.
"돈만 있으면
술 잡숫고 담배 태웅 게
돈 디리지 말라고
내동 일르다야
술만 잡수면
헛짓을 더 하신단 말이다."
치매 걸린 아버지는
날이 갈수록 고집만 늘어
어머니 말씀을 듣지 않는다.
그럴수록
"얼렁 가셨으면 싶다가도
평생 고생만 헌 것이 짠혀서
워쩌코롬 해서라도 하루라도
더 밝은 정신으로 살게 하고 싶다"는
어머니의 잔소리만 는다.
전화를 끊고서야 깨닫는다.
해마다 봄 소식은
고향으로부터 왔다.
벗꽃이 피기 전에
고향 뒷 산의 두릅이 먼저 왔고
곧이어 한가꾸, 머우대, 쑥과 달래,
냉이가 도착했으며
불암산 정상까지 봄빛에 잠기면
쑥부쟁이와 불미나리가
등허리에 땀이 돋기 시작하면
죽순이 도착했다.
라면 상자를 가득 채운
죽순과 함께
봄은 저물어 갔다.
올 봄.
여느 때처럼 벗꽃이 흩날리는데
어쩐지 허전했다.
고향의 봄 소식이
도착하지 않은 탓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치매 걸린 아버지가
봄 나물을 챙겨 보내 주셨지만
이제 봄 나물마저
까맣게 잊었으리라.
누가 먹는다고
그렇게 많이 보내냐고
타박했던 봄 나물이 그립다.
오지 않는 날이 있을 줄 알았으면
감사히 먹을 걸---!!
라면 상자에 담겨 오던
향긋한 봄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부모님은 몇 번이나 더
봄을 볼 수 있을까?
== 좋은 생각 중에서==
댓글목록 0
김정회님의 댓글
라면상자의향긋한 봄내음은 영원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