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한 여름 밤의 악몽(!!)
작성자 : 김연욱
작성일 : 2008.07.27 03:41
조회수 : 1,254
본문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여름
강원도로 휴가를 떠난 우리 가족
해는 저무는데
쉴 만한 여관은 보이지 않고
얼마나 더 갔을까---.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이며
"구판장"이라 적힌
낡은 간판이 보였습니다.
구판장에서 숙소를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에
구판장 문을 밀고 들어갔습니다.
그 때였죠. "거 누구여?"
하얗게 머리가 센 꼬부랑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나오시더라고요.
"저---.근처에
하룻밤 잘 만한 집이 없으까예?"
그러다 결국 우리는
할머니 집에서 묵게 되었고
저녁을 못 먹었다는 말에 할머니는
있는 반찬에 밥이라도 먹으라며
밥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맛나게 늦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남편이 놀라서 달려가 보니
할머니가 선반을 정리하시다가
함지박이며 소쿠리 등을
몽땅 떨어뜨린 겁니다.
남편은 후다닥 달려가서 떨어진 물건과
할머니가 그간 무거워서 옮기지 못하던
농기구들을 정리해 주었죠.
일하느라
물에 빠진 듯 땀에 젖은 남편을 보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고, 땀을 이리 많이 흘리가 우야컸노.
뒷간에 씻을 데가 있데이.후딱 씻으소."
그런데 한 참 뒤
남편이 큰 소리로 나를 불렀습니다.
달랑 한 장 밖에 없는 펜티를
물에 빠뜨렸다나요.
그러더니 잡시 뒤
남편의 비명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라 뛰어갔더니
남편은 바지 지퍼를 움켜쥐고
쪼그리고 앉아 있고
곁에는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엉거주춤
서 계시더라고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남편이 샤워를 끝낸 줄 알고
뒷간에 들어갔고
그에 놀란 남편은
급하게 옷을 입다 그만
지퍼에 "거기"가 끼어 버린 거죠.
웃음이 나왔지만
남편의 아픔을 생각하니
소리 내어 웃을 수 없었어요.
그 때였습니다.
우리 보다 더 놀란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젊은 양반.
이 연고라도 쪼매 발라 보소.
우야꼬,
젊은 새댁이가 얼굴이 더 노랗네.
그렇겠제.안즉 한참 젊은데---."
남편은 계속 아픈지
밤새 뒤척이며 끙끙 댔습니다.
남편의 앓는 소리만큼
일월산 밤 하늘에는 별이 참 많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상에 할머니는
고등어 한 마리를 구워 올려 주셨습니다.
그러고는 남편의 바지 앞을 보고는
야릇한 눈빛으로 물으시데요.
"젊은 양반 개안나?
우애 쓰는데는 개안컸나?"
우리 남편 딱 한 마디 했습니다.
"안즉 안 써 봐서 모르겠심더"
씨익 웃는 남편을 보며
나도 웃을 수 밖에요.
그해 여름 휴가는 아프고도 참 길었습니다.
==좋은 생각 중에서==
요즘 한창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쁘신 분들이 많으실켄데
"거기"가 잘못 끼이지(??) 않도록
몸 조심들 하시기 바랍니다.
강원도로 휴가를 떠난 우리 가족
해는 저무는데
쉴 만한 여관은 보이지 않고
얼마나 더 갔을까---.
멀리서 희미한 불빛이 보이며
"구판장"이라 적힌
낡은 간판이 보였습니다.
구판장에서 숙소를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에
구판장 문을 밀고 들어갔습니다.
그 때였죠. "거 누구여?"
하얗게 머리가 센 꼬부랑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나오시더라고요.
"저---.근처에
하룻밤 잘 만한 집이 없으까예?"
그러다 결국 우리는
할머니 집에서 묵게 되었고
저녁을 못 먹었다는 말에 할머니는
있는 반찬에 밥이라도 먹으라며
밥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맛나게 늦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남편이 놀라서 달려가 보니
할머니가 선반을 정리하시다가
함지박이며 소쿠리 등을
몽땅 떨어뜨린 겁니다.
남편은 후다닥 달려가서 떨어진 물건과
할머니가 그간 무거워서 옮기지 못하던
농기구들을 정리해 주었죠.
일하느라
물에 빠진 듯 땀에 젖은 남편을 보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고, 땀을 이리 많이 흘리가 우야컸노.
뒷간에 씻을 데가 있데이.후딱 씻으소."
그런데 한 참 뒤
남편이 큰 소리로 나를 불렀습니다.
달랑 한 장 밖에 없는 펜티를
물에 빠뜨렸다나요.
그러더니 잡시 뒤
남편의 비명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라 뛰어갔더니
남편은 바지 지퍼를 움켜쥐고
쪼그리고 앉아 있고
곁에는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엉거주춤
서 계시더라고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남편이 샤워를 끝낸 줄 알고
뒷간에 들어갔고
그에 놀란 남편은
급하게 옷을 입다 그만
지퍼에 "거기"가 끼어 버린 거죠.
웃음이 나왔지만
남편의 아픔을 생각하니
소리 내어 웃을 수 없었어요.
그 때였습니다.
우리 보다 더 놀란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젊은 양반.
이 연고라도 쪼매 발라 보소.
우야꼬,
젊은 새댁이가 얼굴이 더 노랗네.
그렇겠제.안즉 한참 젊은데---."
남편은 계속 아픈지
밤새 뒤척이며 끙끙 댔습니다.
남편의 앓는 소리만큼
일월산 밤 하늘에는 별이 참 많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상에 할머니는
고등어 한 마리를 구워 올려 주셨습니다.
그러고는 남편의 바지 앞을 보고는
야릇한 눈빛으로 물으시데요.
"젊은 양반 개안나?
우애 쓰는데는 개안컸나?"
우리 남편 딱 한 마디 했습니다.
"안즉 안 써 봐서 모르겠심더"
씨익 웃는 남편을 보며
나도 웃을 수 밖에요.
그해 여름 휴가는 아프고도 참 길었습니다.
==좋은 생각 중에서==
요즘 한창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쁘신 분들이 많으실켄데
"거기"가 잘못 끼이지(??) 않도록
몸 조심들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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