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용표(57회) 칼럼/ 청년백수 100만명 시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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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8. 9. 3)
청년백수 100만명 시대 / 최용표 칼럼
할일없이 놀고 먹는 사람을 흔히 백수(白手)라 부른다. 그런데 청년 백수가 100만명이 넘고 대부분이 대학을 졸업한 고급 인력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학 문을 나선 젊은이들이 취업 기회를 갖지 못해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력 순환의 경직화란 점에서도 보통 일이 아니다.
젊은이가 희망을 잃은 나라는 미래가 밝지 않다. 청년 5명 중 1명 꼴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거리를 할일 없이 배회하고 있는 것이 이 땅 젊은이들의 참담한 현실이고 보면 나라의 장래가 어둡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을 나오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고통도 크지만 고학력 인력을 유효 적절히 활용하지 못해 빚어지는 국가적 손실 역시 크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은 체면을 중시해 실업자 통계조사시 자신이 실업자로 분류되는 것을 꺼린다. 통계청 고용 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 자체를 포기한 사람을 포함하면 6월말 현재 실업자는 257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청년 4명 중 1명이 구직을 아예 포기한 상태라면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대졸자는 해마다 늘어나는데 고용 사정은 거꾸로 줄어드니 고학력 실업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대학을 나와 취업을 포기하고 노부모에 의지해 사는 청년 백수는 드러난 사실보다 훨씬 심각하다.
일자리를 갖지 못한 젊은이들의 비애와 좌절감도 문제이나 사회 불안의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이를 심각히 받아들여야한다. 청년 실업이 고착화되면 우리 경제는 더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실업자 증가는 우리경제의 악화와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기업이 활력을 잃고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은 기대할 수 없다. 저성장이 지속되고 기업들의 투자 부진이 계속될 경우 취업 기회는 더 좁아진다.
이명박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하면서 경제계에 투자 확대를 당부하지만 올 상반기 기업 투자는 0.5% 증가에 그치는 등 답답하기 그지없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일자리도 창출된다. 국회도 경제규제 개혁법안과 감세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경제 살리기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최대 당면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오직 창업 뿐이다. 투자가 이뤄져야 일자리도 생기고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6개월은 한마디로 시행착오와 혼란의 연속이었다.
10% 선까지 떨어졌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쇠고기 파동이 수그러들면서 30%를 회복하는 등 나아지고 있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도 따져 보면 경제를 살릴 것으로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의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수개월째 20만명을 밑돌고 청년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었다. 성장률은 계속 주저 않고 물가는 치솟고 있다. 자영업자나 서민들의 한숨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임기 10분의 1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는 지난 6개월간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 이상의 혼선을 빚어선 안된다.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해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내년 말쯤이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 말했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할 일은 기업의 투자 의욕을 살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 성장 기반을 갖추는 일이다. 투자 없이 고용 증대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수도권 규제혁파를 통해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이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4년 반의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개혁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최용표 칼럼 주필
종이신문 : 20080903일자 1판 10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8-09-02 오후 7: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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