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너 나 사랑해? 그럼 내 뜻에 따라.....
작성자 : 조남억
작성일 : 2008.10.22 15:27
조회수 : 1,297
본문
40대 후반의 중년부부가 면담을 신청하였다.
남편은 밖에 앉아 있고,
아내가 먼저 들어와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였다.
무지 무지 하게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시부모 모시고 아이 셋나서 키우고 열심히 살다보니,
이제는 내집도 마련하고,
이제는 그냥 살만 한데, 요즘 이상하게 마음이 심난하고,
괜히 어디론가 자꾸 가고만 싶고, 한숨만 나고 그래서 왔다는 것 이었다.
"그래 어떻게 하면 좋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듭니까?"하니까,
남편이 퇴근하면서,
집에 들어오면, 어깨라도 감싸주고 다독거리면서,
"여보, 오늘 별일 없었수? 어머니랑 괞찮았어?"하고,
물어보고 관심을 보여주면 다 풀릴 것 같은데,
워낙 무뚝뚝한 사람이라 하나 마나한 소리라며 심드렁해 하였다.
남편이 들어와 이야기 하였다.
"아내가 없으니 말이지만, 세상에 우리 식구 같은 사람 없을 겁니다."하면서,
하는 얘기가, "아내가 없었으면 집안이 지금처럼 일어 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
너무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주었는지 모릅니다.
이제 겨우 살만해지니까 아내가 아프다 하고, 힘들어 하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뭐든지 할 수 만 있으면 다 하겠습니다."는 태도였다.
의사로서 이런 가족을 만나면 참 기분이 좋고 뿌듯함을 느낀다.
합력하여 선을 일구어 내는 모습을 보는 것 도 좋지만,
그렇게 되는데 내가 일조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흐뭇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반가운 마음으로 이야기 하였다.
"간단합니다.
일단 퇴근 하시면서, 아내가 문열어 주시면, 어깨에 손을 올려 놓고,
"여보 오늘 별일 없었수? 어머니와 무슨 일 없었어?"하고,
다독 거리기만 하면 됩니다."하고 내가 말하니까,
기다렸다는 듯 즉각적으로,
"못해요! 마누라가 무뚝뚝하기가 통나무 같아서.....
나는 워낙 엄한 아버님 밑에서 커서 그런 짓 못합니다."하고 말하는 것 이었다.
아내가 고생하는 것 모르는 바도 아니고,
자신도 그래서 땡하면 집에 오고,
담배도 돈 때문에 안피고,
친구도, 계도 없는 이유가,
한푼이라도 안쓰기 위해선 그럴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 하였다.
못 하나라도 밖아 주려고,
나도 나름대로 아내를 돕기 위해 이제까지 노력했다는 것이다.
간이라도 빼줄 듯이,
아내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던 사람이,
자기 마누라 어깨 다독거리는 것은 못하겠다는 것이다.
나도 할 만큼 했는데,
이제와서 그런 낯간지러운 짓을 하라니,
못하겠다는 것이다.
어이없어 쳐다보는 의사가 보기 딱했든지,
"이제 오세용!"하면서,
애교있게 품에 안기면 혹 할 맘이 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 하였다.
아내를 들어오라 하여 이야기 하였다.
"남편께서 그렇게 하는 것은 문제도 아닌데,
부인이 좀 애교스럽게,
"이제 오세용!"하면서 품에 안기면 좋으시겠답니다."하고,
남편의 의견을 전달하니,
즉각,
"아니 이제와선 기생처럼 애교까지 떨래요? 못해요."하고,
화를 내는 것 이었다.
억수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구석에 들어와,
시부모 잘 모시고, 아이 셋 나서 키워 주고,
살림 열심히 해서 이제 집까지 마련해 주니까,
이제와선 기생처럼 애교까지 부리라는 거냐면서,
치사해서 관두라고 그러라고 하면서,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남편도 퇴근하면 딴데로 새지 않고 일찍 집에 오고,
돈도 안쓰고 하지 않았냐고 내가 얘기하니,
"그나마 그러니까 내가 살았죠. 안그랬으면 진즉에 집 나갔죠."하고,
남편이 노력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딴거 가지고 무슨 할말이 많냐는 얘기였다.
아이를 셋이나 나서 기른 부부가,
한사람은,
마누라가 애교가 없고 통나무 같아서,
어깨 좀 안아주고 다독거리는 것은 못하겠다고 얘기 하고 있고,
한 사람은,
아니 이제와서 기생처럼 그깟 어깨 한번 다독거려 달라고,
애교까지 떨란 말이냐 면서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두분을 같이 들어 오라고 한 다음에,
내가 두분과 대화하면서 느낀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였다.
한분은 자기를 씨받이, 식모, 집사, 보모, 노인 간병인의 위치에 가져다 놓고,
이야기 하는 느낌을 받았고,
또 한 분은 간도 빼줄듯이 하다가,
내 아이 셋이나 난 아내를 어깨 한번 다독 거려주는게,
마치 무슨 절대 못할 노릇인 것 처럼 얘기 하니,
둘 다 일방적이고,
자기 식 대로 만 주장하고 있어서,
말도 안되는 문제가,
진짜로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이야기 하였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하는 것을 사랑인 줄 알고 받아들여라!" 하면서,
상대가 나에게 하는 것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할것 아니냐.
당신이 할만해서, 좋아서 한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두분에게 말씀 드리니,
감사하게도 의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해 주셔서,
대화가 끝날 때는 많은 부분을 깨닫고,
공감의 폭을 넓히고 돌아가실 수 있었다.
"나는 내 식 대로, 너 는 내 식 대로!?"
어디서 듣던 소리 같지 않은가?
"아빠껀 내 꺼, 내 껀 내 꺼"하고,
아빠가 사준 과자를 아빠가 뺏어 먹었다고,
엄마한테 일르면서 발버둥치며 우는 아이가 하던 소리가 기억이 나는가?
어린아이의 주된 관심의 포인트는 자기 자신이다.
쾌락원칙이 지배하는,
본능의 영향력이 아직 절대적인 때에는,
모든 것이 자기 자신에게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나는 당연히 내 맘대로 하는 것이고, 해도 돼고,
너 또한 내 맘에 들게 해야 하는 것이,
어린아이들의 당연한 기대이고, 반응인 것이다.
어린아이의 인격이 성숙해서,
너를 알고 이해하고,
상대를, 이웃을 위해 나를 양보하고, 배려하고, 희생할 수 있게 되면,
그래서 나를 절제하고, 통제하면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게 되면,
비로서, '어른'이 됐다고 하는 것이다.
밥 그릇 수의 나이는 이미 어른으로 불릴만큼 차 있어서,
겉 모습은 어른처럼 보이지만,
마음의 나이는, 심리적인 나이는,
아직 어린아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겉만 어른인 경우가 있다.
나는 어른인가? 아니면 겉만 어른인가?
나는 너를 배려하고, 너를 위해 나를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는가?
나는 과연 어른 노릇을 하고있는가?
열심히 살아온 어느 중년의 부부가,
아주 원론적인 부분의 함정에 빠져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이것이 비단 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에게만 관심을 갖고,
자기만을 사랑하며,
자기를 드높이고, 드러내는 것을,
최고의 덕목이고, 실력이고, 능력인 것으로 가르치고 있는,
이 시대가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남편은 밖에 앉아 있고,
아내가 먼저 들어와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였다.
무지 무지 하게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시부모 모시고 아이 셋나서 키우고 열심히 살다보니,
이제는 내집도 마련하고,
이제는 그냥 살만 한데, 요즘 이상하게 마음이 심난하고,
괜히 어디론가 자꾸 가고만 싶고, 한숨만 나고 그래서 왔다는 것 이었다.
"그래 어떻게 하면 좋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듭니까?"하니까,
남편이 퇴근하면서,
집에 들어오면, 어깨라도 감싸주고 다독거리면서,
"여보, 오늘 별일 없었수? 어머니랑 괞찮았어?"하고,
물어보고 관심을 보여주면 다 풀릴 것 같은데,
워낙 무뚝뚝한 사람이라 하나 마나한 소리라며 심드렁해 하였다.
남편이 들어와 이야기 하였다.
"아내가 없으니 말이지만, 세상에 우리 식구 같은 사람 없을 겁니다."하면서,
하는 얘기가, "아내가 없었으면 집안이 지금처럼 일어 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
너무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주었는지 모릅니다.
이제 겨우 살만해지니까 아내가 아프다 하고, 힘들어 하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뭐든지 할 수 만 있으면 다 하겠습니다."는 태도였다.
의사로서 이런 가족을 만나면 참 기분이 좋고 뿌듯함을 느낀다.
합력하여 선을 일구어 내는 모습을 보는 것 도 좋지만,
그렇게 되는데 내가 일조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흐뭇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반가운 마음으로 이야기 하였다.
"간단합니다.
일단 퇴근 하시면서, 아내가 문열어 주시면, 어깨에 손을 올려 놓고,
"여보 오늘 별일 없었수? 어머니와 무슨 일 없었어?"하고,
다독 거리기만 하면 됩니다."하고 내가 말하니까,
기다렸다는 듯 즉각적으로,
"못해요! 마누라가 무뚝뚝하기가 통나무 같아서.....
나는 워낙 엄한 아버님 밑에서 커서 그런 짓 못합니다."하고 말하는 것 이었다.
아내가 고생하는 것 모르는 바도 아니고,
자신도 그래서 땡하면 집에 오고,
담배도 돈 때문에 안피고,
친구도, 계도 없는 이유가,
한푼이라도 안쓰기 위해선 그럴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 하였다.
못 하나라도 밖아 주려고,
나도 나름대로 아내를 돕기 위해 이제까지 노력했다는 것이다.
간이라도 빼줄 듯이,
아내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던 사람이,
자기 마누라 어깨 다독거리는 것은 못하겠다는 것이다.
나도 할 만큼 했는데,
이제와서 그런 낯간지러운 짓을 하라니,
못하겠다는 것이다.
어이없어 쳐다보는 의사가 보기 딱했든지,
"이제 오세용!"하면서,
애교있게 품에 안기면 혹 할 맘이 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 하였다.
아내를 들어오라 하여 이야기 하였다.
"남편께서 그렇게 하는 것은 문제도 아닌데,
부인이 좀 애교스럽게,
"이제 오세용!"하면서 품에 안기면 좋으시겠답니다."하고,
남편의 의견을 전달하니,
즉각,
"아니 이제와선 기생처럼 애교까지 떨래요? 못해요."하고,
화를 내는 것 이었다.
억수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구석에 들어와,
시부모 잘 모시고, 아이 셋 나서 키워 주고,
살림 열심히 해서 이제 집까지 마련해 주니까,
이제와선 기생처럼 애교까지 부리라는 거냐면서,
치사해서 관두라고 그러라고 하면서,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남편도 퇴근하면 딴데로 새지 않고 일찍 집에 오고,
돈도 안쓰고 하지 않았냐고 내가 얘기하니,
"그나마 그러니까 내가 살았죠. 안그랬으면 진즉에 집 나갔죠."하고,
남편이 노력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딴거 가지고 무슨 할말이 많냐는 얘기였다.
아이를 셋이나 나서 기른 부부가,
한사람은,
마누라가 애교가 없고 통나무 같아서,
어깨 좀 안아주고 다독거리는 것은 못하겠다고 얘기 하고 있고,
한 사람은,
아니 이제와서 기생처럼 그깟 어깨 한번 다독거려 달라고,
애교까지 떨란 말이냐 면서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두분을 같이 들어 오라고 한 다음에,
내가 두분과 대화하면서 느낀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였다.
한분은 자기를 씨받이, 식모, 집사, 보모, 노인 간병인의 위치에 가져다 놓고,
이야기 하는 느낌을 받았고,
또 한 분은 간도 빼줄듯이 하다가,
내 아이 셋이나 난 아내를 어깨 한번 다독 거려주는게,
마치 무슨 절대 못할 노릇인 것 처럼 얘기 하니,
둘 다 일방적이고,
자기 식 대로 만 주장하고 있어서,
말도 안되는 문제가,
진짜로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이야기 하였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하는 것을 사랑인 줄 알고 받아들여라!" 하면서,
상대가 나에게 하는 것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할것 아니냐.
당신이 할만해서, 좋아서 한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두분에게 말씀 드리니,
감사하게도 의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해 주셔서,
대화가 끝날 때는 많은 부분을 깨닫고,
공감의 폭을 넓히고 돌아가실 수 있었다.
"나는 내 식 대로, 너 는 내 식 대로!?"
어디서 듣던 소리 같지 않은가?
"아빠껀 내 꺼, 내 껀 내 꺼"하고,
아빠가 사준 과자를 아빠가 뺏어 먹었다고,
엄마한테 일르면서 발버둥치며 우는 아이가 하던 소리가 기억이 나는가?
어린아이의 주된 관심의 포인트는 자기 자신이다.
쾌락원칙이 지배하는,
본능의 영향력이 아직 절대적인 때에는,
모든 것이 자기 자신에게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나는 당연히 내 맘대로 하는 것이고, 해도 돼고,
너 또한 내 맘에 들게 해야 하는 것이,
어린아이들의 당연한 기대이고, 반응인 것이다.
어린아이의 인격이 성숙해서,
너를 알고 이해하고,
상대를, 이웃을 위해 나를 양보하고, 배려하고, 희생할 수 있게 되면,
그래서 나를 절제하고, 통제하면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게 되면,
비로서, '어른'이 됐다고 하는 것이다.
밥 그릇 수의 나이는 이미 어른으로 불릴만큼 차 있어서,
겉 모습은 어른처럼 보이지만,
마음의 나이는, 심리적인 나이는,
아직 어린아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겉만 어른인 경우가 있다.
나는 어른인가? 아니면 겉만 어른인가?
나는 너를 배려하고, 너를 위해 나를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는가?
나는 과연 어른 노릇을 하고있는가?
열심히 살아온 어느 중년의 부부가,
아주 원론적인 부분의 함정에 빠져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이것이 비단 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에게만 관심을 갖고,
자기만을 사랑하며,
자기를 드높이고, 드러내는 것을,
최고의 덕목이고, 실력이고, 능력인 것으로 가르치고 있는,
이 시대가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