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어윤덕(68회) 천저춘추/무의도(無衣島)의 선견지명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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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어 윤 덕인천발전연구원장
무의도(無衣島)의 선견지명
‘무의도’의 한적한 풀숲지대에 ‘무의아트센터’의 건립 소식이 있다. 여기에서 음악, 영화, 건축 등 세계적 예술가, 석학이 모이는 ‘예술포럼’도 개최될 계획인데 이것은 다보스세계경제포럼과 유사한 예술의 정례포럼으로 보면 된다.
몇 년전, 경기도 파주시의 한 작은 마을에서도 이처럼 파격적인 프로젝트가 발표된 일이 있다. 바로 ‘출판문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 때문이었다. 5일장이 설 법한 농촌마을에 ‘출판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은 그 성공을 점치기 어렵게 했다. 그러나 몇년 후 ‘김영사’, ‘창비’를 비롯, 굴지의 출판사들이 거짓말처럼 서울을 나와서 수백개의 업체들이 모여들었다. 많은 성공요인이 있겠으나 출판업은 비교적 입지가 자유롭다는 점, 장치와 설비에서가 아닌 아이디어와 붓끝에서 돈이 나온다는 점, 이런 업종은 쾌적한 공간과 간섭받지 않는 환경을 도심이 제공하는 편의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파고 든 전략이 적중한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이 곳이 바로 파주시 교하읍의 문발리이다.
‘문발리(文發里)’. 글월로 일어나는 마을이라는 지명 아닌가? 농사를 생업으로 살아가던 문발리가 바야흐로 글월의 창작과 출판으로 부흥하게 되었으니 가히 땅은 자신의 미래와 운명을 알고 있다고 무릎을 칠 수 있겠다.
유네스코에서도 이처럼 도시에 미치는 창의력과 예술의 산업적 성공가능성을 세계 곳곳에 전파하고 실현시키기 위해 ‘UNESCO 창조도시 네트워크’라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콜롬비아 포파얀, 이집트 아스완 같은 작은 도시들이 자도시만의 고유한 역사와 풍토에 뿌리를 둔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창조도시 네트워크’ 등재에 성공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무의도’에 아트센터가 건립되고 그것도 세계적으로 가꾸어 나갈 것이라니, 듣기만 해도 흥겹고 설레인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인재들이 무의도에 모여 나서게 하고, 또한 세계의 예술가들의 창작과 발표, 교류를 위한 환경과 여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다름아닌 세계의 창조도시로 나아가는 길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참에 ‘무의도아트센터건립’에서 ‘무의도 창조의 섬 만들기’로 나아가면 어떨까. 아직은 조그마한 섬이지만 인재와 창작이 모여들고 아름다운 무희가 춤을 추듯, 날개 옷을 갈아입듯 예술이 살아 숨쉬는 섬으로 우리 앞에 선보일 미래를 오래전부터 ‘舞衣島’란 지명이 알려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담당기자 : 어 윤 덕인천발전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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