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이성자 화백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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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3.13)
이성자 화백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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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의 기법은 성냥갑만한 크기의 나무조각 모서리에 여러 가지 색상의 안료를 묻혀 나가는 작업이었다. 이 기법은 혼색의 효과는 아니며 색채 대비의 원리라는 것은 주지하는 대로이다. 이 색채론은 신인상파가 원용한 표현법이다."
"이 여사는 이러한 표현 원리를 보다 보편적인 원리로 전개했던 것이며 자그마한 수직과 수평의 색맥(色脈)으로 엮어지는 공간 위상의 주제들은 뜻밖으로 그가 두고 온 한국의 여성적 기물의 형상을 변용한 것이었다."(평론가 유준상)
이 같은 평가를 받았던 이성자 화백은 한국적인 것의 세계화를 명실상부하게 실현해 낸 화가로서 일찍이 파리 화단으로부터 '동녘의 여대사'라 칭송받았고, 프랑스 3대 화랑의 하나인 '샤르팡티에'가 초대한 유일한 동양의 여류였다고 한다.
특히 80년대 이후 '극지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천착한 회화와 목판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무한 공간 속에 처해 있는 실존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그가 도달하려 했던 정신사적 귀착점이 원대하면서도 인간적이었음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 화단이 주목했던 한국의 대표화가 이성자 화백이 지난 9일 프랑스 투레르에서 9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는 부음이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작품 활동을 한 최초의 미술가'로 일컬어지기까지의 긴 여정을 삼가 돌아보게 되는 오늘이다.
불원, 그간 일궈낸 예술적 성취를 되돌아보는 유작전(遺作展)을 인천에서 마련해 신용석 OCA 부위원장, 용학 파리7대학 교수, 용국 유로통상(주) 대표이사 등 유족과 함께 추모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고 이성자 화백과 더불어 떠나는 '극지(極地)로의 여행'은 우리의 생을 더욱 값지고 풍부하게 하리라 믿는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 : 20090313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9-03-12 오후 8: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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