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현대는 소음이다(퍼온글)
본문
퍼온곳: 인천신문(09. 3.26)
오광철의 전망차
현대는 소음이다
오래 전 일본신문이 공항 근처 아기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도내용이다. 임신 5개월 전부터 공항 인근에 이사온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Z기엔진의 고음에서도 잘 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베토벤의 9번을 들려주자 20명 중 15명이 깨어 보챘다고 했다. 즉 소음에 익숙한 아기에게 소음은 소음이 아니라는 결론이었다. 소음에 익숙하다 보니 오히려 음악이 소음이었던 것이다. 철로변 아기와 같은 상태라고나 할까.
현대 도시인들은 소음에 익숙하다. 아니 둔하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오랫동안 소음에 시달려 생활하다가 소음마비가 된것이다. 사실 도시주변은 너무나 시끄럽다. 주택가이면서도 공장 기계 돌아가는 소리, 자동차 소리, 잡상인이 외치는 소리 등이 범벅이 되어 들린다. 집안에서조차 시끄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신학자 야스퍼스가 ‘현대의 정신적 상황’에서 “현대는 소음이다”라고 한 지적은 적절하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단지나 도로변의 학교들은 거대한 방음벽에 갇혀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최근에는 더러 투시가 가능하여 들여다 볼 수 있으나 이전엔 그 안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했었다. 철도도 하늘 뚫린 터널을 달리는 격이다. 좌우로 방음벽이 설치되어 열차승객은 주변경관과 차단당한 채 무료하다.
소리의 크기를 측정하는 데는 데시빌이란 단위(㏈)를 사용한다.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1로 하고 10의 배수로 그 크기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나뭇잎 소리는 10㏈이며, 속삭임은 20, 조용한 대화는 30, 사무실 안은 70, 작업장은 80, 대형자동차 90, 방직공장 내부는 100, Z기엔진 소리는 110㏈이다. 이에 더하여 120㏈이면 귀에 손상을 가져오며, 150㏈이면 고막이 파열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인천이 전국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시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해 전국의 33개 도시 1천486개 지점에 대한 환경소음을 측정한 결과 낮시간 평균소음도가 기준치 65㏈보다 높은 68㏈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소음이 익숙한 결과를 신중히 생각하자.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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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5 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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