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야누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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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4. 6)
야누스
조우성의 미추홀
국가는 도박이 개인과 가정을 파탄에 빠뜨린다며 그 중독자를 잡아 감옥에 가둔다. 그러나 국가가 벌이는 도박은 성역이다. 정선 카지노를 위시해 각지에 산재해 있는 경마장, 경륜장의 영업은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
대박의 꿈에 홀려 상당수 국민들이 쌈짓돈을 아낌없이 던지는 복권 역시 국가가 벌이는 도박이다. 원조 격인 주택 복권은 시들해진 감이 있지만 매주 돈 벼락을 내리는 로또는 요즘 같은 불황에 외레 호황이란 보도다.
흡연이 암을 일으킨다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그런데 국민 보호 제1주의를 내세우는 국가는 매년 새 담배를 만들어 국민을 유혹하고 있다. 심지어는 OECD 국가 중 청소년 흡연율 1위라는 후진적 통계 등도 무시된다.
한 손으론 서슬 푸르게 도박을 단죄하고, 거국적인 금연 캠페인을 벌이지만 그 악마적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 국가는 국민의 정신과 육체를 해치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위선(僞善)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위선은 또 있다. 역대 정권마다 무슨 순결성을 내세우려 했는지는 몰라도 대표적 집창촌인 인천 옐로하우스, 서울 588ㆍ미아리텍사스, 대구 자갈마당, 부산 완월동 등을 완전히 쓸어버리겠다고 선언해 왔다는 점이다.
그렇게 손쉽게 성전(性戰)을 벌였지만 목하 골목길에까지 번진 게릴라전은 예전보다 더욱 더 치열해졌다. 그 유탄이 '재수 없게' 청와대까지 튀어 중상자가 나왔다는 보고(報告)는 정권만이 모르는 이 시대의 희극이다. 역사적 승부가 안 난 전쟁을 단칼에 끝내겠다는 야누스적 권력 과신이 또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406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4-05 오후 7: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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