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TV 유감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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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4. 3)
TV 유감
조우성의 미추홀
TV는 권력이다. 국민이 선출하지는 않았지만 상상외로 큰 권력을 행사한다. 찍고 싶은 것을 거의 제한없이 찍고, 각종 인터뷰도 대부분 뜻대로 행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의도적 오류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시치미 뗀다.
그러나 이 나라 'TV신도'들은 '믿습니다'이다. TV를 '진실 그 자체'라 믿는다. 만일 누군가가 촬영이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주위로부터 별난사람 취급 받기가 일쑤다. TV 왕국에 개인이 토를 다는 것은 무례다.
다음은 미추홀 자의 체험담. -하루는 모 공영TV의 PD가 전화를 걸어 왔다. 인천에 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못한다니까 남들은 방송에 나오지 못해 야단인데 무슨 사치냐는 투의 대답이었다.
또 다른 케이스. 모 TV의 '오래된 TV'라는 프로의 PD가 '인천성냥'의 자료 제공과 현장 안내 및 멘트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상징적 출연료라도 내라고 했더니 그러마고 해 촬영팀과 온종일을 보냈는데 아직 무소식이다.
각종 프로에 초(抄) 단위의 천문학적 액수의 광고를 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국민에게 연간 수천억원씩의 시청료를 거둬들여 제 직원에게는 평균 1억원의 연봉을 주는 메이저방송이 출연자에겐 '맨입'이 예사인 것이다.
최근 또 모 상업 TV가 '스페셜 자장면'을 찍겠다고 해 역시 개런티를 요구했더니 그 후 감감무소식이다. TV가 국민을 헐값에 용병을 쓰듯 부리려고 하는 데는 시청자의 책임이 없지 않다고 여겨진다. 전파는 국가의 자산이며 그 주인이 국민이라는 인식 부족이 그같은 무소불위의 괴물을 탄생시켰다는 생각이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403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4-02 오후 9: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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