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바뀌는 장묘문화(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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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 4. 9)
원현린 칼럼 /
바뀌는 장묘문화
지난 일요일은 산에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었고 절기상 청명이었다. 게다가 한식도 겹쳐 많은 시민들이 산과 조상의 묘를 찾았다. 이때마다 제기되는 것이 우리의 장묘문화의 문제점이다.
문화는 시대와 환경, 나라에 따라 각기 다르다. 요즘 매장문화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장묘문화 중 하나가 수목장이다.
독일과 영국 등 서구 유럽제국에서 이용하고 있는 수목장을 인천시가 시범 조성하여 실효를 거두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평가도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다.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인천시는 묘지난을 해소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라는 면 등에서 여러 이점이 있는 수목장을 확산시키기 위해 옛 부평공원묘지인 인천가족공원에 수목장림을 시범 조성하여 운영 중이다.
수목장은 수목의 뿌리 주위에 골분을 묻어주는 장묘 방식이다. 인천시가 이 수목장을 이용한 유가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매우 긍정적이다. 30%가 ‘매우 만족’, 55%가 ‘만족’이라 답해 85%가 만족한다 했다. 나머지 15%도 불만족이나 반대가 아니라 ‘보통’이라 응답해 시민들 대부분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언젠가 한번 본란에서 필자는 인천시가 부평가족공원묘지가 만장이 되자 이곳에 수목장림을 조성한다기에 우리에게 아직은 낯설지만 새로운 장묘방식으로 도입한 수목장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피력했었다.
필자도 처음에는 우리에게 생소한 수목장이 과연 우리의 정서에 맞을까하고 실효성에 의문이 갔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의 우려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이번 수목장에 대한 이용 시민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가히 오랜 풍습을 깬 장례문화의 일대 변혁이라 하겠다.
우리민족은 예부터 매장을 선호, 매장문화가 주를 이루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좁은 국토에 매장을 하려니 자연히 묘지난을 겪게 된다.
매장을 대체하고 있는 납골당 또한 부지조성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땅을 잠식하기는 매장과 마찬가지다. 납골묘의 장소도 산에 설치되기 때문에 산림경관을 해치기는 매한가지다. 게다가 수반되는 석재물 또한 친환경적이 아니기는 같다는 것이 공통적인 지적이다.
한국산지보전협회에 의하면 전국의 묘지면적은 998㎢로 전국토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는 전국 주택면적의 대지 2천177㎢의 절반가량이다. 또한 매년 20만기의 묘지가 새로이 조성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매장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묘지로 인해 상당면적의 산림이 훼손되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을 게다. 가뜩이나 좁은 국토를 묘지가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하는 국토가 묘지로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산지보전협회는 묘지시설로 인해 수반되는 잠재적 피해 영향은 경관파괴, 생태계 파괴, 산사태, 토양침식, 수질오염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의 조상들도 아무리 유택난을 겪는다 해도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땅까지 차지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상을 잘 받드는 것은 아름다운 풍습이다. 하지만 국토를 훼손해가면서까지 묘지를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한 장묘문화가 아니라고 본다.
친환경적이고 국토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닌 수목장이 우리의 새로운 장묘문화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바뀌어 간다.
전국의 공원묘지는 만장이 되어가고 납골당 또한 조성이 쉽지 않고 한계가 있다. 일반 시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하기도 어렵다. 이에 반해 수목장은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매장에 비해 땅이 없는 시민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수목장이 새로운 장묘문화의 대안이 될 듯하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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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8 19: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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