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토요 비상(土曜 非常)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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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5. 4)
토요 비상(土曜 非常)
/조우성의 미추홀
지난달 29일, 코트라 멕시코시티의 무역관장이 모 지에 전한 바에 따르면 "상황이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돼 멕시코는 지금 공황상태이며 모든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SI'를 먼 나라 얘기처럼 들었다.
세계 각국으로 들고나는 이가 하루에 줄잡아 10여 만 명에 이르는 '열린 공간(인천국제공항)'이 바로 우리 고장이라는 사실과 공항 열(熱) 감지기가 지금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지 않은 졸견(拙見)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1일(토) 아침 충격적인 뉴스가 날아들었다. "신종 인플루엔자 추정환자가 추가로 2명이 확인됐는데 그중 한 사람인 인천 시내버스 운전기사 A씨가 증상 발생 후 6일간이나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남자의 거주지와 활동지역은 물론 소속 회사, 운전한 버스 노선 등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A씨는 1일 새벽부터 국가 지정 병원에 격리 수용중이다"라는 보도내용이어서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따금 비까지 흩뿌리고 있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속에 '나도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점차 공포로 전이돼 갔다. 어느덧 저녁 어스름이 깔리자 '병 주고 약 준다'더니 A씨가 일반 인플루엔자 환자라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다.
도대체 질병관리본부와 언론은 어쩌라고 버스노선도 안 밝힌 속수무책의 지연발표를 했는지, 또 시 방역당국은 그 엿새간 무엇을 했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사태는 일단락된 듯하지만 차후 이 같은 돌발적 상황을 대비해 시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주도면밀한 방역대책이 시급하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504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5-03 오후 7: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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