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다문화 가정(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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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4.27)
다문화 가정
/조우성의 미추홀
지난 주 독일을 다녀왔다. 미추홀 자로서는 생애 두 번째의 독일 입성이지만 브란덴부르크 문, 라인 강, 쾨른 대성당 등을 구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흑백 영화 속에서 봐 왔던 독일은 활기 넘치는 천연색이었다.
베를린에서는 파독(派獨) 광부 출신으로 방대한 분량의 '히브리어 사전'을 펴내고, 자전적 수기 '검정 밥'을 펴냈던 이정의 선생을 만날 수 있었다. 독일 여성을 아내로 맞은 그는 이른바 '한독 가정'의 가장이었다.
이 선생 말고도 '한독 가정' 커플이 많다고 현지에서 안내를 맡은 한독이민사 연구가 유정숙 박사가 귀띔했다. 하루는 독일 남성과 결혼 후 한독 교류에 열정을 바치고 있는 간호사 출신 송금희 여사 댁에 머물렀다.
최근 우리 사회도 '다문화 가정'이 급격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결혼을 전제로 한 동남아 특정 지역 여성들의 이주(移住)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독일 경우와는 확연하게 달라 보이는 부분이다.
동서 어느 시대나 가난한 사회에서 좀더 나은 사회로의 이주는 있었다. 그리고 이주는 대개 사회를 지탱시켜 주는 역할을 해 왔지만 오늘 우리와 같은 '가부장적 일방 소통 문화'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아 보인다.
OECD 국가 중 이혼율, 여성 자살률이 최고인 반면 출산율은 전 세계 최하위인 '가정 붕괴' 현실은 덮어가면서 허겁지겁 '다문화'를 수용하고 있는 사회적 묵계의 배경이 무엇인지도 사실 석연치 않다. 벌써부터 이주 여성들이 농촌 지역의 주 노동층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은 단순한 인구 구조상의 문제만은 아닌 듯싶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427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4-26 오후 8: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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