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명현학교 관악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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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인천신문(09. 5. 7)
오광철의 전망차 /
명현학교 관악부
‘꽃피는 봄이 오면’이라는 영화가 감동을 주었었다. 실의의 트럼펫 연주자가 산골 중학교 관악부 교사로 부임해 겨우내 준비하여 전국대회 무대에 올려놓는다는 줄거리이다. 교향악단이 꿈이었으나 되는 일 없고 자포자기 끝에 광산촌 학교를 찾아갔던 그였다. 그러나 낡은 악기, 찢어진 악보, 색바랜 트로피와 상장들로 어지러운 연습실-전국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해산해야 할 운명이다.
가난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안고 있는 어린 학생들을 대하면서 연주자는 장담은 할 수 없으나 포기할 수가 없었다. 가을비 내리는 어느날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까지 연습과 대회 준비에 바쁜 겨울을 보내고 상경하여 무대 위로 당당히 입장했다. 그리고 지휘봉을 들었다. 그렇게 늘 겨울 같기만 하던 연주자는 마침내 봄이 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학교에는 관악부가 없다. 경쟁하듯 초등학교에도 여학교에도 있던 밴드부가 없다. 그러니 행사장이나 아침 조회석상에서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아니 체육대회나 조회 자체가 없다. 입시교육의 여파라고 해야 할까. 예전에 학년별 육상경기 등 체육대회 때는 학교마다 응원석에 밴드부가 좌정했었다. 서울에서 고교야구가 있으면 그곳까지도 갔었다. 그리고 여고생들의 마칭밴드가 거리를 행진했었다.
관악부가 연주하는 행진곡은 행사장과 퍼레이드에서 크게 기여한다. 군중을 단결시키며 사기를 돋구어 주기 때문이다. 행진곡은 단순하면서 발랄하고 경쾌한 리듬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밝고 흥겹게 해준다. 그래서 서구의 도시들은 때때로 군악대가 등장하며, 특히 신록의 계절이면 공원과 광장에서 군악대가 시민에게 연주 서비스를 한다.
인천명현초등학교의 관악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계양구 효성동 소재의 명현교 관악부는 6학년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연습 4개월만에 연주 솜씨가 믿기지 않을 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어린이날 지역축제를 비롯해 지난 장애인의 날 계양구민 어울림행사장에도 출연 솜씨를 뽐냈다고 한다. 인천의 초등학교 관악부로는 강화의 모 초등학교에 이어 두번째라고 한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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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06 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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