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자신있게 말하는 것(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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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 6. 4)
/오광철의 전망차
자신있게 말하는 것
로마 정치가 시세로는 그리스의 철학자 아폴로니우스에게서 웅변술을 배웠다. 어느 날 스승이 시세로에게 연설을 시켜보았다. 시세로의 연설이 끝나자 청중의 박수가 터져 나왔는데 스승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선생님 어떻습니까”라고 조심스럽게 묻는 시세로에게 아폴로니우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슬퍼졌다네. 너희 로마 사람들이 그리스가 가지고 있는 최후의 것, 즉 웅변술까지 자기들의 것으로 해버렸으니 말이다.”
웅변은 고대 그리스에서 발달했다. 그것을 학문적으로 수사학이라고 하여 고등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과목으로 지정했었다. 그리하여 BC 5~4세기 대화술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그것이 시세로로 인해 로마에서도 절정에 이르렀다. 그러니 아폴로니우스가 탄식할 만도 했다.
시세로는 웅변가를 일러 이렇게 말했다. “웅변가란 보잘것 없는 저급한 문제라도 유쾌하게 아름답게 다루는 사람이다. 숭고한 사건은 숭고한대로 신중히 무게있게 다루는 사람이다. 온건한 사건은 그 온건한대로 정당히 다룬다.” 그리고 웅변가가 지켜야 할 세가지 요령으로 가르치고 기쁘게 하며 감동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웅변은 정의의 외침이요, 거짓없는 진리의 외침이요, 생명처럼 고귀한 말이라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웅변이란 작은 것을 확대하며 큰 것을 축소하는 기술”이라고 했으며, 아리스토테레스는 “웅변이란 설복하려고 하는 모든 문제에 관한 언어의 힘”이라고 했다.
전에는 웅변대회가 많았었다. 1970~80년대 청소년과 성인뿐 아니라 유치원생까지 참가해 두팔 벌려 나라사랑과 자연보호를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열정 어디로 가고 지금은 학원가 한 구석에서 연습하는 소리가 들릴 뿐인 듯해서 애처롭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지난달 인천시청에서 전국청소년웅변대회가 있었으며, 김태우 어린이가 초등부대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김군은 4살 때부터 웅변에 발들여 그동안 36차례나 입상한 웅변의 신동이다. 그 비법을 “자신감있게 말하는 것”이라고 제법 의젓하게 말했다고 한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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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03 18: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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