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TV 권력(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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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7.22)
조우성의미추홀 /
TV 권력
기독교가 들어온 지 한 세기가 조금 넘는 우리나라는 얼핏 보면 기독교 국가 같다. 웬만한 도시에서 가장 큰 건물은 대개 교회이고, 신도 수를 만명쯤 넘기기는 예사다.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
그러나 영향력으로 따지자면 그에 못하지 않는 막강파워가 또 있다. TV다. 그럴 밖에 없는 게 국민 상당수가 허구한 날 TV에 매달려 살다시피 해 지적, 정서적, 교양적, 사상적 창구가 TV로 단일화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에겐 묻지도 않은 채 PD나 기자가 일방적으로 보여주고, 말해 주는 것이 곧 국민의 교양이 되고 지식이 되는 양상이니 TV는 가히 '국민교과서'라 할 만한데 실제로 1인당 독서량은 일본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책 대신 죽어라고 TV 삼매경에 빠져 그 열렬한 신도가 된 꼴인데 그러다 보니 소년기에 책에 쓰여 있는 것은 다 진실이라 믿었던 것처럼 'TV는 진실'이라는 믿음까지 생겼고 TV 스스로도 '무오류의 화신'처럼 굴었다.
'진실'의 대변자요, '무오류'의 화신이니 그 누구도 잘잘못을 시비할 수 없는 '권력'으로 재탄생됐던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일단 권력 맛을 보면 사생결단 그를 유지하려는 것 또한 마키아벨리 후예의 당연한 속성이었다.
그런 가운데 벌어진 최근의 미디어 싸움은 결국 'TV 권력'의 이속(移屬) 혹은 분점(分占)이 배경 아닌가 싶다. 과거처럼 '시녀'로 돌아갈 수도 없는 마당이니 누구의 우군(右軍)이 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여야는 모두 말로는 '공영' 운운하고 있다. 그러나 하는 짓을 보면 마음은 잿밥에만 있는 듯싶다. 국민은 역시 안중에 없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722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7-21 오후 1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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