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지용택(56회)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의 중국기행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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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8.13)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의 중국기행
'상해세박회'로 세상의 중심을 꿈꾸다
역사를 통해 미래를 보는 여정(旅程) / 5 치욕의 역사 넘어 미래의 상징이 된 상해
검붉은 색 '중국관' 中 문화 정신·기질 표현
도시엑스포 7천만여명 관람 예측 '역대 최대'
1949년 10월 1일 오후 3시. 천안문 광장에서 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를 만천하에 선언한지
금년이 만 60주년이 된다. 2010년 상해 도시EXPO는 아마도 이를 기념하려는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으리라.
명년이면 이 정부의 환갑이 되지 않는가. 동시에 과거 역사적인 치욕을 딛고 일어난 중국과 상해를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10년 전부터 준비해온 상해 도시EXPO 홍보관은 너무 소박하고 비좁다. 빌딩 한 층을 빌려 동영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하나는 중화(中華)를 내세우는 역사적 배경과 또 하나는 오늘의 상해를 소개했다. 특히 눈이 번쩍 뜨이도록 인상적인 대목은 중국관 건물을 소개할 때 순간적이지만 검붉은 색의 건물이 지닌 무게와 장중함이었다.
▲ 중화를 보고, 세계를 보고, 미래를 보고, 과학기술을 보고, 문화를 보라
중국에서는 'EXPO'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정식명칭으로 세계박람회(世界博覽會), 약칭으로 세박회(世博會)라고 한다.
세박회는 국제박람회기구(BIE, Bureau des International Expositions)의 공인과 인증이라는 두 가지 방식을 통해서만 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공인세박회'는 5년에 한 번이고, 특수목적을 위한 '인증세박회'는 공인세박회가 열리는 5년 사이의 중간에 한 번만 개최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여수에서 개최하는 여수해상EXPO가 바로 그것으로 인증세박회가 된다. 그 나머지의 경우엔 'EXPO'란 명칭의 사용 자체가 금지되며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저 '동네잔치'에 불과한 것이다.
또 하나 'EXPO'란 명칭 앞에 종종 도시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흔히 도시단위로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EXPO'는 국가 정부만이 개최 신청을 할 수 있고, 도시는 다만 주관한다는 사실도 여기에 와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상해세박회의 이념은 구통(溝通), 환취(歡聚), 합작(合作)이라고 한다. 교류를 통하여 소통하고 함께 모여 즐거운 모임이 되고 이를 통해 그 속에서 서로 협력한다는 것이 이념이다.
세박회의 주제는 "도시 생활을 더 훌륭하게(城市, 讓生活更美好)"인데 그 밑에 "성시다원문화의 융합(城市多元文化的融合), 도시경제의 번영" 등 다섯 분야가 있다. 세박회에 오면 다섯 가지를 볼 수 있는데 먼저 '중화를 보고, 세계를 보고, 미래를 보고, 과학기술을 보고, 문화를 보라'고 말한다. 얼마나 자신만만한 외침인가.
▲ 세계최대규모의 박람회가 될 상해도시엑스포
관람자의 수는 1970년 일본의 오사카만국박람회가 76개국에서 6천400만 명으로 제일 많았고, 참가국 수로는 2000년 독일 박람회가 155개국의 참가로 제일 많았다고 하는데 중국은 7천만여 명이 관람하러 올 것이고, 하루에 40만 명을 수용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참가국은 국제조직과 함께 221개국이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세박회 창립 이래 상해세박회가 참여하는 사람의 수나 참가국가의 수로 단연 세계 제일이 될 것이라고 내세운다.
영국은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기념으로 당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새로운 건축양식인 수정궁을 세웠고, 프랑스도 에펠탑을 건설해 현재까지 파리의 상징물로 남아있다.
상해세박회가 열리는 포동구역 입구에 세워지게 될 중국관(中國館)에 대해 살펴보자. 상해세박회를 상징하게 될 중국관의 이름은 '동방지관(東方之冠)'이다. 중국문화의 정신과 기질을 설계 정신에 담았다고 하는데, 동방지관이란 왕조시대였다면 황제란 뜻이 될 수도 있고, 21세기인 오늘의 관점에서 해석하더라도 정상(頂上)이란 뜻이 된다. 잠자는 거인이 깨어 일어나 바야흐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말이다. 일어나는 중국, 천하자원의 창고, 인구가 많고, 물자가 풍요로운 중국을 가리키는 것이다.
▲ 상해세계박람회가 꿈꾸는 새로운 중화의 세계
소개책자에 따르면 "중국관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추상적이면서도 간결한 선, 여유 있게 보이는 충격적인 홍색(紅色)은 중국 사상의 특징인 천지인합일(天地人合一)의 철학이 충분히 표현되었다고 설명한다. 홍보관의 동영상에 나오는 중국관은 황궁 같이 장엄하고 권위가 충만해 보였다. 중국 사람들로서는 영원히 남을 이 건물에 야심찬 계획과 노력을 투자했으리라.
마지막으로 2010년 상해세박회의 길상물(吉祥物, 마스코트)의 이름은 '해보(海寶)'인데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마치 한자의 사람 인(人)이다. 이것은 중국문화의 특색인 사람으로부터 모든 행운이 온다는 뜻에서 출발한 것이다. 만화 같은 간결한 표정이지만 충만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고, 머리가 위로 올라간 것은 파도를 상징하는(세박회가 열리는 상해가 항구도시이므로) 것이고, 눈이 큰 것은 미래 도시의 충만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단다. 엄지손을 높이 든 것은 전세계 친구들에게 찬사와 환영을 표시한다고 설명한다. 중국인들이 말하는 2010년 세계박람회의 진행과정을 살펴볼 때 단순한 경제위주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역사의식과 주체성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
<끝>
종이신문정보 : 20090813일자 1판 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8-12 오후 8: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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