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인천세계도시축전과 PR코리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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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 8.27)
원현린 칼럼 /
인천세계도시축전과 PR코리아
며칠 전에 한 방송사에서 방영된 PR코리아는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전히 한국은 세계에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안다고 해도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너무 많다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잊을 정도였다. 이 프로는 한국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나오게 된 근원을 역으로 찾아가 그 배경을 알아보고 오류를 바로잡아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 했다.
우리는 세계올림픽을 열었고 월드컵도 개최했다. 경제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OECD 가입국이고 유엔군의 일원으로 군대까지 파견하는 나라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배출했다. 수많은 국제행사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우리만의 자화자찬이었다. 글로벌 시대, 지구촌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외국에 알려진 대한민국은 놀랍게도 어디에 있는지, 그런 나라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알아도 상당수가 잘못 알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독도가 다케시마로, 동해가 일본해로 알려져 있고 언어도 중국어나 일본어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니 그저 허탈할 뿐이다.
일본은 그렇다 치고 영국 교과서에 한국이 경제발전 정도에서 후진국에 속하며 국민 1인당 10달러 이하의 원조를 받는 나라로 표기돼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이다. 오류를 지적하는 우리 연예인 외교사절단에게 교과서 저자는 한국 정부 측에 최신 자료를 요청했으나 받지 못해 지난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하다 보니 그랬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수시로 새로운 자료를 각국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십 년 간 한국에 관한 내용이 외국 교과서와 각종 자료에 오기돼 있는데도 바로잡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교과서 왜곡은 일본에만 있는 줄 알았던 우리다. 이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의 홍보부족이다. 그 많은 외교관들은 그동안 무엇했나 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숱하게 해외에 드나드는 공직자들과 국회의원들, 지방의원들은 무슨 목적으로 어디를 다녀오는지 모르겠다.
이렇듯 세계 각국이 우리를 다 알아주는 것이 아니다. 때마침 인천에서 세계도시축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도시축전 기간 세계 각국의 많은 나라에서 많은 시민들이 인천을 방문한다. 좋은 기회이다. 각국에 인천을,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이다. 게다가 인천은 각종 사업장이 많아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해 해외 바이어 등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 하나하나 모두가 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훌륭한 홍보대사들이다.
일전에 본란에서 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면서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고 이제는 더 이상 이들이 이방인이 아니라고 했다. 이들을 홀대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이야말로 우리 산업의 역군이며 우리 사회 구성원의 일부이고 같은 국민이라 했다. 언젠가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한국에서 보고 느낀 점을 그대로 전할 것이기 때문이라 했다.
그동안 우리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얘기다. 바깥 세상은 오늘도 발전하고 변화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해왔다. 국가 발전을 이끌어야할 정치권을 보면 그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보다는 정당의 이익을 앞세우고 국민보다는 스스로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이전투구하는 모습이야말로 국민들을 실망케 하고 있다. 그런대로 괜찮다 싶던 정치인도 시간이 가면 눈앞에 보이는 대권에만 욕심을 낼 뿐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외국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동방의 등불’이 아니라 여전히 ‘은둔의 나라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참담한 생각이 든다.
현대는 PR의 시대이다. 아무리 우리 강토가 금수강산이고 한글이 우수하고 장구한 문화를 지녔어도 알리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우리 문화를 세계에 올바르게 알려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나가야 하겠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08-26 18: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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