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아트플랫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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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9. 7)
아트플랫폼
/조우성의 미추홀
정식 개관을 앞두고 벌어진 인천여성비엔날레를 관람하기 위해 우중에 아트플랫폼을 찾았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곧 착잡한 심경이 돼 버렸다. 행사의 주요한 구성 요소인 아트플랫폼 건물 자체 때문이었다.
며느리가 미우면 발 뒤꿈치까지 밉다고, 굳이 이름을 '아트플랫폼'이라고 짓고 폼 재던 재단에까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애초 아트플랫폼이 생기게 된 과정을 돌아보면 '예촌(藝村)'을 굳이 버릴 것이 없었다는 생각이다.
시의 영어 바람에 지하철도 중앙공원역을 비켜서 센트럴파크 역으로 달리고, 잠도 하버파크에서 자야 하는 판에 문화를 한다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공감하며 불러왔던 우리의 멋스런 이름을 왜 취하지 않았는가 싶었다.
그러나 정작 사람을 맥 빠지게 한 것은 큰 돈을 들여 복원했거나 새로 지었다는 건물들이었다. '아트플랫폼'이 사실상 일본 요코하마의 '아카렌카'에서부터 착안해 온 재생사업의 하나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창피스러웠다.
요코하마 해변가의 창고 복원은 '고색창연(古色蒼然)'까지도 재현해 내려는 정성이 곳곳에 묻어나 있어 사람들을 감격해 했지만 아트플랫폼은 감성적으로 날림에 가깝다는 인상만을 받았다. 벽돌 한 장까지도 그랬다.
재능대 손장원 교수가 이미 밝힌 바 있지만, 아트플랫폼을 구성하는 중요 건물의 하나인 '군회조점(郡廻漕店)'이란 해운회사는 '원형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있음에도 상상력을 발휘한 엉뚱한 모습이었다. 그 같은 조잡성을 덮어가며 문화예술을 운운 한다는 자체가 인천 문화의 저급성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가 됐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907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9-06 오후 8: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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