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다시 개항'?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09. 9.25)
조우성의미추홀/
'다시 개항'?
인천문화재단이 내는 잡지의 이름은 '플랫폼'이다. 공모의 과정을 거쳤다고는 하나 '예촌(藝村)'이라 자연스레 불리던 벽돌창고 문화예술 공간을 그와 유사하게 '아트 플랫폼'이라 한 것은 자의적이었다고 볼밖에 없다.
그 '아트 플랫폼'의 개관 기념행사의 주제가 '다시 개항'이라고 한다. 듣고 보니, '개항이라니?' 싶다 인천 문화예술의 르네상스' 운운하며 그럴싸하게 명명했다 싶겠지만 사실 '개항'이라고까지 과장할 건 아닌 듯싶다.
더구나 이번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의 면면을 보면 '개항'의 주체가 누군지도 헷갈리게 된다. 인천에서 태어났거나 잠시 활동하다 떠나 산 문화예술인 그리고 낯선 몇몇 외국인을 초청해 '개항'을 하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00여 년 전 외세에 의해 피동적으로 개항한 뼈아픈 역사와 이번의 '다시 개항'이 어떤 차별이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말할 것도 없이 '다시 개항' 하자면 주체는 인천의 문화예술인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문화재단이 스스로 '이양선(異樣船)'을 부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외지의 이런저런 스타'들을 불러들인 반면 예총이든, 민예총이든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구경꾼으로 만든 것은 씁쓸한 일이라 생각한다.
인천문화재단이 재삼 숙지해야 할 일이 있다. 모름지기 재단은 스스로 문화예술의 중심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혈세(血稅)를 들여 재단을 만든 가장 핵심적인 취지의 하나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해 주기 위한 것이었지 또 하나의 문화예술 단체를 만들자는 게 아니었다. 재단은 조연으로서 연기해야 맞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925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9-24 오후 8:19:11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