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백호랑이 덕분에(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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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12.28)
오광철의 전망차 /
백호랑이 덕분에
백호랑이는 흰색을 띠는 호랑이이다. 호랑이야 원래 황갈색에 줄무늬를 하게 마련이지만 백호랑이는 흰털 바탕의 희귀한 현상이다. 호랑이가 500년을 넘게 살아야 백호랑이가 된다는 전설이 있어서일까. 동양권에서는 신화나 민화에 등장한다. 중국에서는 백호랑이를 상서롭거나 의로운 짐승으로 여기든지 아니면 흉조로 보았다. 백호를 그린 백호기는 황제가 거동할 때 앞장섰으며 군기로도 사용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사신도 중에 청룡 주작 현무와 함께 백호가 보이는데 이것은 서방을 수호하는 상징적인 신일 뿐이다.
그런데 동물의 세계에서는 종종 원래의 체색이 백색으로 되는 변종이 나타난다. 이를 백화현상이라고 하며 유전자로 인해 돌연변이가 생긴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양친이 모두 劣性(열성)유전자인 경우에 백화가 보이는데 수컷에는 XY의 성염색체 중에 X만 있어도 나타난다고 한다. 비단 호랑이의 경우만 아니라 화젯거리가 되는 흰송아지 백사슴 백사 흰참새의 등장도 그러한 현상이다. 이런 백호랑이가 예전에는 많았지만 모피를 얻으려는 몰지각한 탐욕자들에 의해 심각하게 생존위협을 당했다. 일제에 의해서도 남획됐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동물원의 사육장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어느새 2009년이 가고 며칠 지나면 庚寅(경인)년 범의 해를 맞는다. 특히 경인년의 호랑이해는 60년만에 돌아오는 ‘백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그저 호랑이해면 됐지 어째 육십갑자의 27번 째인 庚寅년을 백호랑이해로 여기는지를 과문한 전망차자로서는 알지를 못한다. 다만 백호랑이의 해는 황금돼지도 부럽지 않은 좋은 해라면서 경기가 좋지않아 힘들었는데 백호랑이 덕분에 가슴펴게 되었다며 새해 맞기에 모두가 희망을 품는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백호랑이 인형 따위의 주문이 넘쳐 즐거운 비명이며 놀이공원이나 동물원도 호랑이를 내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호랑이해에 태어날 아기들을 위한 호랑이 출산세트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황금돼지해 때처럼 베이비붐 열풍이 불 조짐이라고도 한다. 희망을 생활화하는 새해 설계도를 그려보자.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12-27 17: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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