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대보름날 영흥도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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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2.18)
/오광철의 전망차
대보름날 영흥도김
우리말에 ‘톳’이라는 것이 있다. 김의 묶음을 새는 말이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사람 별로 없을 듯하다. 예전 김을 마흔장 혹은 백장씩을 반으로 접어 한 묶음으로 하얀 종이띠로 묶었는데 이를 톳이라고 했다. 이것을 사다가 기름에 반죽한 소금을 솔잎가지로 찍어 발라 불에 구워 김쌈을 먹었다. 그러나 지금 포장만 요란할뿐 성에 차지 않는다. 미리 기름발라 구워 편리는 하나 비닐봉투에 열장도 안되게 담았을 뿐이다.
김은 흔히 ‘바다의 푸른 채소’라고 일컫는다. 그 만큼 비타민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영양학적으로도 김 한장에는 계란 두 알이 지니고 있는 비타민A를 함유하고 있으며 다섯 장이면 버터 1파운드와 맞먹는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타민 외에 단백질도 많아 김의 주성분이 단백질이라고 평가될 정도라고 한다. 그 만큼 김은 고영양가의 고급식품이라 일러 틀림없다. 여기에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기능도 한다고 한다.
김은 예전에 남해안의 맑고 온난한 해역에서나 산출되던 것으로 인정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해안에서도 양식이 가능하다. 오히려 맑은 해수에서보다 서해 갯물에서 수확한 것이 영양가가 높고 맛도 좋다고 평가받는다. 인천 앞바다의 섬지역이 김양식의 후보지로서 각광을 받는 것은 그 때문이다. 80년대에 벌써 연평도와 장봉도에서 김양식이 주목받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제방과 교량으로 뭍과 연륙된 영흥도에서도 김 양식사업이 활발하다는 소식이다. 주민의 소득증대 지원책으로 지원받아 요즘 한창 김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해안에 김생산이 성했던 시절 ‘김철에는 개도 백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돈이 많이 나돌았다고 한다. 당시 백원은 지폐였다. 그같은 경기가 ‘영흥도김’이 일으켰으면 한다.
예전에 김은 정월 절식이었다. 이제 설 명절도 지나고 열흘 정도 지나면 정월대보름이다. 보름날 아침 밥을 김으로 쌈싸서 먹었다. 이를 ‘복쌈’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하면 祈福祈穀(기복기곡)-벼농사가 잘되고 운이 좋으며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했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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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7 18: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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