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또 다시 예비 범법자를 뽑아선 안 된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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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5.13)
원현린 칼럼 /
또 다시 예비 범법자를 뽑아선 안 된다
6·2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잘 뽑아야 한다. 지난 민선4기, 우리는 고르고 골라 뽑느라고 뽑았는데 결과는 잘 못 뽑았다. 기초단체장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체230명 가운데 42%상당에 해당하는 100명 가까이에 이르는 단체장들이 선거법 위반이나 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에 연루돼 기소됐다. 이들 대부분은 감옥에 가거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했다.
이것이 잘 뽑은 것인가. 사정 당국에 드러나지 않은 비리혐의자까지 합하면 그 몇 명이 더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아마도 비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단체장이 드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여주군수가 공천헌금이라는 명목으로 뇌물공여를 시도하다가 붙잡혔고, 당진군수는 여권위조 혐의 및 뇌물수수 혐의로 도피행각을 벌이다 수사기관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자체장들의 비행의 보도는 시민들로 하여금 민선 단체장들의 현주소를 미루어 짐작하게 했다. 유권자의 책임도 크다. 지방자치제는 지역일꾼을 지역민 스스로가 뽑은 것이다. 평소에 어떤 인물이었는가를 지역민들이기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게다. 이번에 선출되는 8명 모두는 지역 살림을 이끌어 갈 사람들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지역 살림을,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지역의 교육행정을 선도한다. 정당들의 정쟁놀이에 유권자가 부화뇌동하여서는 안 되겠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정당인들이 뽑는 것은 아니다. 공천 받은 후보보다도 훌륭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잣대는 오르지 능력과 성실성이어야 한다. 4년 전처럼 예비범법자들을 뽑아서는 안 된다.
유권자가 지지하는 정당이 있다고 치자. 공천이 다 공정했다고 볼 수도 없다. 잘못된 공천이라면 그 공천도 심판하여야 한다. 올바르지 못한 공천을 지지하지 않을 수 있는 권한도 유권자에게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니까.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후보들도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많다. 공천심사위원회의 공천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했다가 탈락하자 결과에 불복하는 후보들이다. 이들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약속을 어긴 것이니까.
공천 또한 당선 가능성보다는 평소에 얼마나 어떻게 공천권을 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잘 했느냐이다. 탈락자들이 이에 반발, 대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언론은 ‘무소속 돌풍’이라고 까지 제목을 뽑고 있다.
이들의 당선여부는 6·2선거를 지켜보면 알겠지만 이 같은 현상은 오늘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매번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반복현상이다. 철새 정치인의 도래 또한 그렇다. 출마자체가 그 목적인 후보도 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홀대를 받으면 당선여부는 차치하고 그냥 출마하는 사람들이 그런 부류들이다. 그저 이름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한다.
한 후보가 정책을 발표하거나 하면 상대후보나 진영이 이를 인정한 예를 유권자들은 보질 못했다. 이것이 우리의 선거풍토다. 우리 민주주의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모습이다.
우리에게 있어 선거시즌이 곧 배신의 계절이다. 합의를 깨는 것은 여반장이다. 모든 기준이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다. 출마를 자제하라는 친구들에게 화를 낸다. 다시는 안 보겠다한다. 선거때문에 자칫 자신도 망치고 지인도 잃는다. 이런 인사가 당선이라도 되면 지역을 위해 일할리 만무하다. 사리사복을 챙기다가 기소될 것을 명약관화하다.
지난 선거때도 유권자들은 잘 골라 뽑으려고 했건만 그렇지 못했다. 잘 골라 선택해야 한다. 후회를 뒤에 남기는 일이 없도록.
2010년 05월 13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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