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사건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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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7.15)
원현린 칼럼/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사건
언론직종에 종사하다보면 갖가지 크고작은 사건을 접하게 된다. 근자에 들어 신문을 펼쳐보면 충격적인 뉴스가 한 둘이 아니다. 이제 웬 만한 소식은 독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못 된다. 필자에게 있어서도 요즈음 온통 신문지상을 뒤덮고 있는 ‘권력투쟁’이다 ‘국정농단’이다 ‘전당대회’다 하는 소식들은 관심 밖이 된 것 같다.
왜냐하면 정치 세계에서는 일상(日常)이니까. 등장 인물만 바뀔 뿐 언제나 똑 같은 내용의 반복이다. 늘 있어왔고 권력이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벌어질 일들이니까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보고 듣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숱한 사건을 접해온 필자에게 정작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사건은 교장(校長)들이 수학여행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그저께 저녁 한 방송사에서 교장 승진 등 교육청의 인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매관매직의 해괴한 일들이 낱낱이 방영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실망감이 더 했을 것이다.
세상이 온통 다 혼탁해진다 해도 학교만은 맑아야 한다. 교육계의 이 같은 독직(瀆職)사건이야말로 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희망이 있다함은 우리에게 내일이 있고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이 있어서이다.
스승은 인생의 사표(師表)다. 아이들을 보낼 학교마저 썩었다면 어디에 보내서 가르치고 누구에게 보내 배움을 구할 수 있을까. 앞이 캄캄하다. 어두운 밤길의 등불이 꺼진 것이다.
만남의 여러 인연 가운데서도 스승과 제자사이의 만남이 가장 귀하다한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은 부모와 자식, 형제의 인연인 8천겁, 9천겁의 시간보다 많은 1만겁의 세월이 지나야 맺어진다했다. 육신은 부모로부터 받지만 진리의 깨우침은 스승으로부터 받기 때문이다. 정신의 부모라는 의미에서다.
‘스승’하면 존경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왠지 ‘스승’하면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도 어색해 보이는 것이 요즈음의 모습이다. 오늘날에는 그저 선생, 교사, 교수로 통한다. 격하된 느낌이다.
‘교장선생님’ 하면 학식과 덕망을 지닌 인격자로 주위로부터 존경과 추앙을 받는 신분이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신분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업자와 검은 거래를 하고 직위를 돈으로 산 사실이 드러났다. 돈으로 산 자리에 앉으면 본전을 뽑으려 함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본본을 망각한 행위를 한 교육자 가운데 일부는 사법처리 되고 일부는 징계를 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가히 충격적인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교장들의 업자와의 밀거래가 학생을 가운데 두고 거래한 것이라 하니 이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필설로도 형언하기가 어렵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교직은 어느 직종보다 성직으로 명예를 중시한다.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수 십 년을 교직에 종사,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 결과로 얻어지는 자리가 교장이다. 이처럼 귀한 자리를 돈 몇 푼에 팔고 사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학교마다 교훈과 급훈이 있다. 대부분이 ‘성실’, ‘진실’, ‘솔선수범’, ‘정직한 사람이 되자’ 등등의 문구로 돼 있다. 교단에서 어떻게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을 대할 것이며 어떻게 ‘참되라’고 훈화 할 것인가.
교육계에 부정의 고리가 있다면 당장 끊어야 한다. 지금이 그 시점이다. 더 이상 늦추거나 하면 이 땅에 희망은 없다.
2010년 07월 15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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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載峻님의 댓글
Republic of Corruption = 이런 영어 표현이 있나? 미국 현지의 지한파 미국인 친구가 모국 대한 민국을 뼈있는 우스게로 이리 일컫는다. 부패하지 않은 분야 있으면 손 들고 나와 보라고 그러고 싶습니다 교육 분야가 부패케 되면 모든 분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