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3천년 전 용인수칙(用人守則)을 배우라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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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7. 8)
원현린 칼럼 /
3천년 전 용인수칙(用人守則)을 배우라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시간위에는 새로운 역사가 쓰여 져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사람이 새로워야 함은 자명하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인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인천시의 주요부서 과장급에 대한 인사를 시작으로 대폭 인사가 시작됐다.
인천은 지금 한마디로 어수선하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문제를 비롯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도심 재개발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전임시장 시절 벌여놓았던 각종 사업을 지속하느냐 마느냐 등등의 문제다. 이 난맥상을 풀 지혜가 요청된다.
태공망 또는 강태공으로 불리는 중국 주(周)나라 정치가 여상(呂尙)은 인재를 발탁하는데 8가지를 검증하는 ‘팔징지법(八徵之法)’을 썼다. 첫째, 문지이언 이관기상(問之以言 以觀其詳)-질문을 던져 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지를 관찰하라. 우리가 흔히 중시하는 혈연, 학연, 지연에 앞서 그 사람의 전문성과 실력을 중시하라는 의미이다. 둘째, 궁지이사 이관기변(窮之以辭 以觀其變)-말로써 궁지에 몰아넣고 위기상황을 맞게 하여 그 사람의 대처능력을 관찰하라. 곤궁에 처했을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보라는 것이다. 셋째, 여지간첩 이관기성(與之間諜 以觀其誠)-사람으로 하여금 그 사람의 성실성을 관찰토록 하라.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상황에 따라 배신하는 불성실한 사람은 기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넷째, 명백현문 이관기덕(明白顯問 以觀其德)-명백한 질문으로 그 사람의 덕성을 살피라. 능력만 가지고는 안 된다. 사람에게는 심덕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다섯째, 사지이재 이관기렴(使之以財 以觀其廉)-재물을 맡겨보아 그 사람의 청렴성을 관찰하라. 돈 앞에 초연한 사람은 드물다. 재물 앞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인가를 보고 쓰라는 뜻이다. 여섯째, 시지이색 이관기정(試之以色 以觀其貞)-여색으로 시험해보아 그 사람의 정조관념을 살펴보라. 인재는 뿌리치기 어려운 여자의 유혹도 극복하여야 한다는 말로 남자에게도 지조가 있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일곱째, 고지이난 이관기용(告之以難 以觀其勇)-어려운 상황을 알려주고 그 사람의 용기를 관찰하라. 부하들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 솔선수범하는지를 살피라는 의미다. 여덟째, 취지이주 이관기태(醉之以酒 以觀其態)-술을 마시게 하여 취하게 한 후 그 사람의 취중 태도를 살피라. 술을 마시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술을 마시되 이기지 못하는 사람은 기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3천년 전의 인재기용수칙이지만 금세의 인사원칙으로 삼아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성싶다.
‘의인막용(疑人莫用), 용인물의(用人勿疑)’라 했다. 사람을 의심하려거든 쓰지 말고, 일단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말이다. 언젠가 한번 본란에서 언급했던 이 말은 흔히 경영자들이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문구다.
지방자치단체장 취임과 동시에 내 사람 심기가 한창이다. 여기서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니 하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 벼슬자리는 유한한데 공을 세운 자는 많다. 공신들에게 골고루 한 자리씩 돌아가게 벼슬자리를 주어야 할게다. 과거 잦은 개각의 경우 이렇게 권세 한번 누려보라는 식의 조정 개편도 없지 않았다.
무조건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유신(維新)’이라하여 새것만을 고집하다보면 역사가 단절되고 많은 세월 쌓인 경험을 잃기 쉽다. 언제나 새로운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오래된 것이 진가를 발휘하기도 한다.
매사 성패가 인사에서 판가름 난다. 인사권자들은 잘 돼보자고 하는 인사라 하지만 보복성 인사도 적지 않다. 한 조직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적임자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옳은 말이다.
2010년 07월 08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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