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길거리의 시(詩)(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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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 8.18)
길거리의 시(詩)
/조우성의 미추홀( 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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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월 선생의 '경상도의 가랑잎'이나 미당 선생의 '질마재 신화'는 두 분의 드높은 시적 경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초판 발행 3천여권 가운데 일부인 두 시집들은 한동안 서울의 '종로서적'과 인천의 '대한서림' 서가에 수년간 그대로 꽂혀 있었다.
필자는 어쩌다 두 서점을 들를 때마다 그런 독서현실을 안쓰럽게 보아 왔었다.
더불어 지난 80년대, 신춘문예나 문예지 당선 및 추천으로 문단에 정식 등단한 시인이 전국에 대략 2천500여명이라는 게 사실이라면 현역시인들까지도 시집을 거의 사 보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대가 시인의 시집판매량이 고작 그 정도였고 지금도 상당수 시인은 자비로 낸 시집을 '공짜로 뿌리기' 일쑤다.
모욕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일면식도 없는 시인의 시집을 월 서너 권쯤 받아보는 건 문단의 일상사가 됐다.
그런 판에 시를 열심히 게재하는 일부 신문과 버스정류장 벽이나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에 내붙인 시들을 보면 마치 오늘날이 시의 전성시대인 것같다.
그러나 사실 독자는 드물고 시인과 시만 난립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국민 교양으로서의 시'는 적어도 9년간 학교 문학시간에 배운다.
개인적 취향이 있다면 읽고 싶은 시집을 사 보면 된다. 어떤 판단기준이야 있었겠지만 뭔 소린지도 모를 '시'를 '문화'란 이름으로 시민에게 강요하진 말아야 한다.
그것도 폭력이다.
시군구 문화예술 행정가들은 이 점을 유념해 주길 바란다.
만사 흔하면 천해지는 법이다.
/객원논설위원
2010년 08월 17일 (화) 21: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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