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강화도 수박(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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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0. 7.15)
오광철의 전망차 /
강화도 수박
여름밤 안마당에 모기불 피우고 앉은 자리에서 어린것들은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댄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이야기거리가 떨어진 할머니는 ‘무등산 수박’ 이야기를 꺼내신다. ‘그것 말고’ 손주들의 항의에도 할머니는 이야기를 이어가신다. 그러다가도 어린것들은 어느새 할머니 이야기에 빠져든다.
“옛날 옛적에 무등산에 큰 수박이 있었더란다. 하루는 농부가 수박을 따서 지게에 지고 산을 내려오다가 넘어졌단다. 수박은 산 아래로 굴르고 굴러 내려가는데 산이 어찌나 높던지 계속 굴러 내려갔단다” “할머니 그 다음엔 어떻게 되었어요?” “글쎄 지금도 굴러가고 있다니깐 그러니” 어린것들은 더이상 졸르지를 못하고 잠이 들어버린다.
수박은 무더운 여름철 더위와 갈증을 풀어주는 식품으로 으뜸이다. 깊은 우물속에 두었던것을 꺼내 여럿이 모여 쪼개어 먹으면 금방이라도 더위가 가시는듯하다. 지금은 발전하여 속을 잘게 썰어 각종 음료와 얼음을 채워 프루트 칵테일 처럼 만들어 먹는다. 紅肉黑子(홍육흑자)라고 해서 속이 붉고 씨가 검어야 보기도 좋고 맛도 달다고 했는데 몽골에서는 크고 과육도 많고 맛이 단 수박이 생산된다고 한다.
수박의 원산지는 남아프리카의 칼라하리 사막으로 4천년전 이집트에서 재배되기 시작하고 그리스에서는 3천년 전 로마에는 서기기원초 도입했으며 중국은 중동에서 실크로드를 통해 12세기 송나라 때 들어오고 우리나라에는 300여년 전 들어왔다고 한다. 현재 전세계적인 연간 생산량은 182만㏊에서 2천840만t이며 우리나라는 세계6위라고 한다.
한때 ‘씨없는 수박’이 개발되었으나 정취가 없어서인지 인기가 없었다. 귀찮기는 해도 수박은 한잎 베어물고 입속에서 대충 씨앗을 골라 뱉아내며 먹는것이 제맛인가 보다. 일본에서도 ‘작은 수박’이 나왔다고 했었는데 역시 관심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이 또한 수박은 큰것을 여럿이 모여앉아 나눠먹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 강화도 수박이 새로운 특산으로 뜨고 있다. 그곳의 심한 일교차 등 기후영향으로 당도가 높다는 것이다.
2010년 07월 15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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