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불소 수돗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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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12. 7)
불소 수돗물
/660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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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정부는 작년에 큰 결단을 내려 '마약 양성화 정책'을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마리화나 흡연율이 EU 평균을 밑돌고는 있지만, 사상 최초로 지정된 부스 안에서 중독자들이 소량의 마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마약사범 일소를 부르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인데 '권력의 힘으로 현실을 감추거나 부정하지 않고, 그에 대처하는 네덜란드식 실사구시가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공창(公娼)'의 사회적 순기능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약'에 대해서도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성싶은데 '일탈자'로서 낙인찍혀 평생 그늘에 살기 십상인 중독자들에 대한 국가적 배려가 눈에 띤다.
'국민'이라면 그가 누구든 그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한다는 이야기겠다. 반면에 최근 사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수돗물 불소화'는 국리민복을 위한다는 취지 아래 시민의 자유와 선택을 무시한 '강요된 복지'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가 아픈 것은 큰 고통이다. 충치가 그 고통의 시작이므로 그것을 예방하자는 취지에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누구나 상시적으로 '불소'를 먹도록 수돗물에 불소를 넣자는 주장은 대단히 위험한 폭력적 발상인 것이다.
아무리 그것이 선의에서 나온 제안이라 하더라도 집단적 약물투여는 있을 수 없다. '불소'의 유해 여부에 대한 의학적 검증 이전에 시민의 자유와 선택을 원척적으로 박탈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불소'는 원하는 이에게만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왜, 나를 강제하려 하는가"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답변하겠는가?
/객원논설위원
2010년 12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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