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외규장각 도서의 향방(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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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11.19)
외규장각 도서의 향방
/652 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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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기(帥字旗)'는 1871년(고종8년) 신미양요 때 강화 광성보전투에서 미군이 전리품으로 가져간 대형 군기(軍旗)다. 그간 미국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해 오다가 2007년10월, 136년 만에 귀환했다.
크기는 가로 430㎝, 세로 413㎝, 재질은 면마(綿麻)다. 원래 총 지휘관이 있는 본영에 내거는 깃발인데 어재연 장군이 광성보를 본진으로 해 이 기를 걸고 싸우다 빼앗긴 것이니, 군인으로선 불명예의 유물이기도 하다.
귀환 형식은 장기대여였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되돌려 주면서 어쭙잖은 조건을 덧붙이지 않았다는 점과 고궁박물관에서 '귀환 특별전'을 연 후 원래 있던 강화군의 역사박물관에 소장하게 해 절차상 하자가 없어 보인다.
이에 비해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강화의 외규장각에서 약탈해 간 도서는 144년 만에 돌아오게 된 '약탈 문화재의 귀환'이라는 점에서는 같으나 사르코지 대통령이 밝힌 대여 형식이나 후속처리는 사뭇 다르다.
"외규장각 도서를 (프랑스) 국내법 절차에 따라 5년마다 갱신대여 방식으로 돌려주겠다."고 했으나, 소위 합의문은 "5년 단위 갱신 일괄 대여이며, 한국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다."는 내용이어서 석연치가 않은 것이다.
약탈문화재를 돌려주는 주제에 프랑스가 굳이 소장처까지 지정하며 토를 달고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로 보인다. 정부의 협상력 수준도 궁금해진다. '외규장각 도서' 역시 현재 복원돼 있는 강화 '외규장각'에 보존해야 마땅하다.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어야 빛나는 법이다. 정부가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객원논설위원
2010년 11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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