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이상한 문화(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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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11.17)
이상한 문화
/651 조우성의 미추홀
인천의 문화가 이상하다.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자기 파괴적이다. 제 자신이 제 문화의 주역이 되어야 함에도 놀랍게 그를 포기하는 것이 앞서가는 '문화 행위'요, '문화인'인 양 호도하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을 위시해 부평아트센터, 각급 문화원 등이 내걸었던 공연 포스터의 면면을 보면 서울의 한 구(區)에 온 듯 착각이 든다. 조영남, 안치환, 장사익, 정호승, 이미자, 이은미 등등. 헤아리자면 열 타스도 넘는다.
문화 현장의 무대에 인천 사람은 가뭄에 콩보다도 더 귀하다. 흥행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항변을 듣는다. 문화가 끝없는 투자인 줄은 모르고, 돈타령만 하다가 결국은 시민 혈세로 전국구 스타의 배만 불리는 악순환이다.
그런가 하면 어찌어찌해서 권력을 휘어잡은 아마추어들이 판을 친다. 설립한 지 얼마 안 돼 제 코가 석 자일밖에 없는 인천문화재단이 도서관까지 운영하겠다고 덤벼들어 지역사회의 눈총을 받았던 게 얼마 전의 일이다.
그런데 이번엔 또 관내 도서관을 관리하겠다며 시가 협회를 만든다고 나섰다. 공무원 총액 인건비 제도에 걸려 도서관 직원 채용이 어려워 위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극복한 '새로운 해법'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직 인사들은 머리를 내젓고 있다. 2백80만명의 시민이 사는 인천에 사서직 공무원이 28명에 지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무슨 묘수를 냈다는 것인지 요해가 안 된다.
그러고 무슨 지역문화를 운운할 수 있을까 싶다. 한쪽에선 사람을 안 쓰고, 다른 쪽에선 사람을 내치니 '이상한 문화'다.
/객원논설위원
2010년 11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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