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피난학교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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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0.11.29)
피난학교
/656회 조우성의 미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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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고(松都高)'를 '송도고(松島高)'로 아는 이들이 있다. 연수구의 세칭 '송도지역'에 있는 학교니까, 당연히 '송도고'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학교명을 흔히 지명에서 따오는 통례에 근거한 판단이리라 싶다.
그러나 '송도고'와 '송도(松島)'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발음상의 일치일 뿐이다. '송도고'가 연수구로 이전하던 당시 인천광역시 안에는 '송도동(松島洞)'이란 일제의 잔재인 '행정동', '법정동'이 생기기 전이기 때문이다.
'송도고'의 학교사를 아는 이들은 이 터무니없는 오인을 어처구니없어 한다. 원래 '송도고'는 황해도 개성에서 1906년 한영서원(원장 윤치호)으로 출범한 명문사학이며 후에 교명을 개성의 옛 이름인 '송도'로 바꾸었다.
'송도고'는 6ㆍ25전쟁이 발발하자 공산 치하를 피해 1952년 인천으로 온 '피난학교'인 것이다. 그동안 교사를 송림동에서 신포동으로 옮겼다가 1983년 이회림 재단이사장의 결단으로 연수구 옥련동으로 신축 이전했다.
통일이 되면, 고향 개성으로 돌아갈 비원을 안고 있는 '송도고'가 언제나 귀향할까 싶었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험한 꼴들이 앞날을 더욱 더 예측할 수 없게 된 요즘이다. 그런 판에 이번에는 '피난학생'들이 나왔다.
연평도 포격을 피해 부모들과 함께 연안부두 찜질방 '인스파월드'에 와 머물고 있는 어린이 일부가 '신선초교'에 등교했다는 보도다. '송도고'같이 학교를 옮겨온 것은 아니지만, 6ㆍ25전쟁 때처럼 북한이 어린 가슴들에 또 대못을 박은 것이다. 그리고 그제는 "민간인 희생은 유감"이라는 교사(巧詐)스런 성명을 낸 그들이다.
/객원논설위원
2010년 11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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