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작심삼일(作心三日)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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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 1. 6)
원현린 칼럼 /
작심삼일(作心三日)
벌써 새해가 시작 된지 6일 째다. 5일 전만해도 새해 첫날 아침 일출을 보려고 그 추운 칼바람을 맞으며 새벽에 산 정상에 올랐던 시민들이다.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올 한해 바라는바 소원을 빌며 뜻한 바를 실천하겠노라고 맹세들을 했다. 그 순간은 실로 오랜만에 새날을 맞아 새로운 기분들이었을 게다.
하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들이다. 해마다 사람들은 연초에는 몇 가지 마음을 새롭게 할 것을 다짐한다. 올해에는 “담배를 결단코 끊겠다.”고 하거나 “술을 끊겠다.”하고 굳게굳게 자신과 약속을 한다.
필자의 한 친구는 더도 덜도 없이 일주일도 못 넘기고 5일 만에 스스로와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파기했다. 신정인 1월 초하루부터 담배를 끊었다는 그 친구는 필자와 만난 어제 저녁 다시 담배를 꺼내 피웠다. “금연(禁煙)은 다시 일 년을 미루어야 할 것 같다…”고 말끝을 흐리면서.
성인 남성 흡연율이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한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담배를 많이 피우는 40대와 50대 남성들의 흡연율이 현격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흡연율이 줄었다니 바람직한 현상이다.
담배의 폐해는 주지하는바와 같이 건강을 해쳐 해롭다. 흔히들 담배를 끊었다고 하면 독한 사람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몸에 독이 되는 것을 알면서도 피우는 사람이 더 독한 사람이 아닌가.
금연뿐 아니라 금주(禁酒)를 맹세한 애주가들도 마찬가지다. 금주가 안 되면 절주(節酒)라도 할 것을 권한다. 올해는 반드시 마음먹은 대로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필자의 경우 얼마 전 오랫동안 피워오던 담배를 끊는데 성공했다. 청년시절 담배를 피우게 된 동기는 단순했다. 문예동인지 ‘폐허’를 이끌었던 공초 오상순 시인이 하루 9갑(180개비)의 담배를 피우며 달빛아래 문학을 논했다는 이야기가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요, 또 하나는 파이프담배를 입에 문 다글라스 맥아더 장군과 외항선원 마도로스들의 그윽이 내뿜는 담배연기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기억된다.
후회는 언제나 뒤에 오는 것인가. 대작 영화 ‘십계’, ‘대장 부리바’, ‘왕과 나’등의 영화에 출연,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러시아 출신 명배우 율부리너는 언제나 한 손에 담배가 있었다. 끝내 폐암으로 사망한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이 세상을 떠나면서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제발 담배를 피우지 마십시오!”였다. “스크린에서 총잡이였던 그의 손에 담배만 없었더라도 명작 몇 편은 더 볼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사람들은 아쉬워한다.
이밖에 만년에 담배를 피운 것을 후회하며 생을 마감한 탤런트 이주일씨도 우리에게 영상을 통해 ‘금연’을 간곡히 호소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필자는 가끔 “젊어서 건강을 지키지 않으면 병든 후에 뉘우친다.”는 등의 ‘주자십회(朱子十悔)’를 알고는 있으면서 일찍이 실천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곤 한다.
새로운 시간위에는 새로운 마음을 담아야 한다. 내 마음이 새롭지 않고서는 새로운 일을 할 수가 없다.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롭다’는 뜻으로 ‘日新日新又日新(일신일신우일신)’이라는 말이 있다. 날로 새롭게 하라는 말이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이 말은 중국 은(殷)나라 탕왕의 세숫대야에 새겨졌던 문구로도 알려져 있다. 왕은 아침에 얼굴을 씻을 때마다 청동 세숫물 그릇에 새겨진 이 문구를 보며 게을러지는 마음을 새롭게 잡곤 했으리라.
사회 구성원이 건강해야 그 사회도 건전한 사회가 된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다시 말해 뜻을 세운지 삼일 만에 포기한다는 말뜻과 같다. 금연을 작심한 끽연가들이 금년에는 정말로 ‘금연(禁煙)’에 성공했으면 한다. 필자의 친구처럼 작심삼일에 그치지 말고.
2011년 01월 06일 (목)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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