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변호사 광고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1. 3.11)
변호사 광고
/698회 조우성의 미추홀
우리나라의 광고는 1886년 한성주보에 실린 인천 세창양행의 '고백(告白)'이 처음이다. 글로만 돼 있어 촌스러워 보이지만, 당시에는 최신의 선진문화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광고에 나타난 세상은 요지경이다.
세창양행은 호랑이 등 각종 가죽과 가축의 갈기털, 사람의 머리카락, 옛 동전 등을 사들이고, 외국서 들여온 자명종,호박,유리,램프,단추, 염료,바늘,실,성냥 등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 중에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물품의 구색을 갖추어 '공정한 가격'으로 판매하오니, 모든 귀한 손님과 선비와 상인은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는 부분이다. '바가지상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표명이다.
그러나 자고로 광고비용은 만만치가 않았고, 그를 모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창양행이 '공정한 가격'을 운운한 것은 수긍이 간다. 그런데 최근에는 광곤지, 기산지 모를 '묘한 광고'까지 등장했다.
모종의 교감이 없으면 게재가 불가능한 것인데,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는 약속이 돼 있는 일반기사란에 흔히 실리는 '카메라' 관련보도다. 미녀들에 둘러싸인 '신제품 출시' 기사는 위장광고라는 의혹이 짙다.
또 하나 이해하기 어려운 광고가 있다. 대개 1면기사 속에 실리는 '변호사 개업' 광고다. 이건 정식광고지만, 사회 초년생들이 돈을 벌면 얼마나 번다고 그런 고액광고를 내는지 모를 괴이한 한국적 풍경이다.
검·판사가 돼 귄귀를 누리다가 정치맛도 보니 그까짓 광고비가 무슨 대수랴 싶기는 하다. 그러나 그 돈들의 출처가 다 어디인가 되묻고 싶다. 하긴 아직 소위 '향판(鄕判)'이 군림하고, 풋내기 연수생들까지 초장부터 밥그릇 싸움이니 할 말도 없는 세상이다.
/객원논설위원
2011년 03월 11일 (금)
댓글목록 0
임영섭님의 댓글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개 법쟁이 개업인사에 불과한 광고일텐데 말이죠..오랜세월 권위주의적인 사회 풍조가 빚어낸,그리고 삐뚤어진 엘리트 의식과 선민의식 소아병적인 자기과시가 빚어낸 우리사회의 한 단면일 뿐..그돈이야 당연히 삐끼짓과 중간브로커짓으로 울궈낸 서민들의 膏血<고혈>로 메꿀테고요..ㅎㅎㅎ
임영섭님의 댓글
굳이 막스의 상부구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생산활동과 생산력에 기여는 커녕 종사하지도 않는,자본주의 사회에 빌붙어 달달외운 법쪼가리나 나불거리며 기생하는 조뎅이 인생들이,기득권을 향유하는것을 아직도 당연시하는것을 보면 매우 한심한 사회구조입니다..만연되있는 등쳐먹은 세금이나 탈루하지 않으면 천만다행..